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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평창이다]땀으로 뚫었다! 강원 첫 고속철

입력 | 2017-12-20 03:00:00

서울∼강릉 KTX공사 김태희 단장
국내 최장 21km 대관령터널 등… 난코스 극복하고 22일 개통
“안전 올림픽 될수 있도록 최선”




김태희 한국철도시설공단 원주강릉사업단장이 서울∼강릉 고속철도 공사를 이끈 1년여간의 경험을 소개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태희 단장 제공

김태희 한국철도시설공단 원주강릉사업단장(50)은 올해 8월 초 강릉역 선로에 고속철도(KTX)가 처음으로 들어서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현장에서 직원들과 밤을 새우며 동고동락했던 1년여의 시간이 김 단장의 머릿속을 스쳤다. 열차가 멈춰 서자 시운전을 주관하며 기관차에 타 있던 김 단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 단장은 1986년 철도공단의 전신인 철도청에 입사한 뒤 31년 동안 철도건설 감리 분야에서 일해 온 철도 전문가다. 경인2복선전철, 일산선, 부산 부전∼일광선 등 굵직한 노선의 현장사업단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서울∼강릉 고속철도의 마무리 공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전국의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김 단장에게도 서울∼강릉 고속철도 공사는 큰 산처럼 느껴졌다.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여부를 가를 만한 대사업인 데다 국내 최장(21km) 산악터널인 대관령터널 등 난코스가 곳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 김 단장은 “현장 직원 50명과 가진 첫 회의 자리에서 ‘한국 철도사(史)에 길이 남을 프로젝트이니 자부심을 갖고 마치자’고 독려했다”라고 부임 당시를 떠올렸다.

공사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면서도 올림픽 개막 직전인 올해 말까지는 공사를 마쳐야 했다. 김 단장은 “현장 직원들이 휴일도 반납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원주와 강릉을 오가며 보냈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켜세웠다. 이어 “주말 동안 가족들을 보러 집에 갔다가도 현장 걱정에 빨래만 마치고 돌아오는 직원이 있었을 정도였다”며 웃어 보였다.

김 단장이 가장 마음을 졸인 공사는 서원주역∼만종역 구간의 선로작업이었다. 기존 중앙선 선로와 나란하게 고속철도 노선을 까는 공사여서 인명사고 위험까지 있었다. 김 단장은 “중앙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밤낮으로 작업한 끝에 큰 사고 없이 공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철도공단과 시공사, 감리회사 직원들의 노력이 배어든 서울∼강릉 KTX는 5년 6개월의 대(大)공사를 마치고 이달 22일 개통된다. 전국 실시간 통신이 가능한 철도무선통신시스템(LTE-R) 등 기존 노선에서 볼 수 없던 첨단 기술이 이 노선에서 새로 선보인다.

특히 철도가 지나지 않는 충남 태안군에서 나고 자란 김 단장에게는 이번 공사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김 단장은 “‘고속철도 사각지대’였던 강원 지역에 국내 첫 가로축 철도를 완공하게 돼 어느 사업 때보다도 큰 보람을 느낀다”며 “노선이 최종 개통되는 순간까지 ‘안전 올림픽’의 초석을 놓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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