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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명예훼손’ 박지원에 벌금 100만 원 구형…檢 “공소사실 유죄 인정”

입력 | 2017-12-20 15:53:00

동아일보 DB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75)에게 검찰이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여러 증거 자료에 비춰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다만 일부 공소사실이 철회된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2012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가 막역하게 만난 사이라고 발언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4년 불구속 기소됐다.

박 전 대표의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박태규 씨는 법정에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시인했고,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있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당시 저축은행 비리가 얼마나 컸느냐”며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집권 여당의 박근혜 대표가 박태규 로비스트를 만났다고 하면 야당의 비대위원장,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그 의혹을 제기해야 된다. 그것이 야당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박태규를 만난 적이 없다며 저를 2012년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2년이 지난 2014년에야 기소했다. 이는 정치 보복성 기소”라며 “재판부가 현명히 판결해서 정의를 바로 세워달라”고 말했다.

애초 박 전 대표는 2014년 6월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언론과 정치권에서 지금 인사는 비선라인이 한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며 ‘만만회’를 비선라인으로 지목했다가 박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씨와 최순실 씨  남편 정윤회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만만회’는 박근혜정부 시절 존재했다는 비선조직을 부르는 이름이다. 박지만 씨,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윤회 씨 이름에서 각 마지막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다. 

그러나 올해 박 씨와 정 씨가 박 전 대표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 불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두 사람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 공소사실은 철회됐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다.

이후 박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실제 박태규 씨와 만난 적이 있는지, 현재까지 처벌을 원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박 전 대통령과 접촉이 되지 않아 사법부의 판단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게 됐다. 선고는 내년 1월 12일 내려진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