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용규(32)는 2017시즌이 끝난 뒤 데뷔 후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2013시즌이 끝난 뒤 한화와 4년 67억원에 계약하며 소위 대박을 터트렸던 이용규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기회였으리라. 그러나 그는 FA 권리 행사를 최소 1년 뒤로 미루는 큰 결단을 내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용규는 2018시즌 연봉의 대폭 삭감도 감수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스포츠동아 11월 8일자 보도 참조) 선수에게 연봉은 일종의 자존심인데, 이마저도 구단에 백지위임하기로 한 것이다. 구단의 통보가 아닌, 이용규 본인이 고심 끝에 결정한 사안이었다. 한화 구단은 20일 “이용규가 연봉 4억원에 2018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FA 계약 기간(2014~2017시즌) 받았던 기존의 9억원에서 무려 절반 이상(5억원·55.56%)이 깎인 것이다.
5억원은 KBO 역대 최다 연봉 삭감이다. 종전 기록은 박명환이 FA 계약기간(4년)이 끝난 2012시즌 LG와 새롭게 연봉계약을 하며 기존 5억원에서 무려 4억5000만원(삭감률 90%)이 깎인 5000만원을 받아들인 것인데, 이용규의 삭감액은 이를 넘어섰다.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데다 최소 한 차례는 더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나이라는 점, FA 계약기간에 팀 타선에 충분히 보탬이 된 점을 고려하면, 이용규가 이 같은 삭감액을 받아들인 것이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용규는 27일 일본 오키나와로 개인훈련을 떠난다. 완벽한 몸상태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2018년은 나는 물론 우리 팀에도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일찍 계약을 마쳤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