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동현 감독. 사진제공|KBL
타구단 감독들 “얼마나 힘들었으면”
부산 kt는 매 경기 행보가 무겁기만 하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연일 패배를 거듭하고 있다. 17일 고양 오리온과의 홈경기에서 79-88 로 패하면서 시즌 20패째를 떠안았다. 프로농구 출범이래 최단기간 20패다. kt의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조동현(41) 감독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최근 kt와 경기를 치렀던 팀의 감독들이 조 감독을 걱정할 정도다. 서로를 이겨야만 하는 프로의 세계지만 프로농구 감독이라는 한배를 탄 동업자이자 후배이기 때문이다. 16일 kt와 경기를 치렀던 SK의 문경은(46) 감독은 “조동현 감독 눈 위쪽이 엄청 부어있더라. 성적도 좋지 않은데 리온 윌리엄스까지 다쳤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나”라고 했다. 문 감독은 조 감독의 연세대학교 5년 선배다. KGC 김승기(46) 감독 역시 “눈 위쪽에 뭐가 난 것 같은데 코 부위까지 부어있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다른 팀 걱정할 때가 아니지만, 후배 감독이 힘들어하는걸 보니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이 kt와의 계약 마지막 해다. 최하위에 머물자 이미 외부에서는 ‘kt 흔들기’에 나섰다. 벌써부터 몇몇 농구인들이 kt의 새 감독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자신의 능력을 알리고 연줄도 찾아보고 있다. 당장 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박지훈(23), 허훈(22), 양홍석(20) 등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일자리를 찾고 있는 지도자들에게는 kt의 사령탑이 탐나는 자리다.
팀 성적 부진에 계약 마지막해라는 부담, 여기에 외부적 요인까지 짓누르고 있지만, 조 감독은 오로지 팀, 선수들 생각뿐이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3쿼터까지는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하고도 4쿼터에 역전당하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이겨 내보겠다. 매 경기 챔피언결정전을 한다는 생각으로 절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