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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수업, 꿈 찾는 소중한 시간”

입력 | 2017-12-21 03:00:00

진로교육 집중학년 학기제 시행하는 과천중앙고의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




경기 과천시 과천중앙고 1학년 6반 학생들이 ‘나의 롤모델 발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천중앙고 제공

“학교에서 진로교육 수업을 통해 예전엔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분야의 직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진로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면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고 생각해요.”(과천중앙고 1학년 박세연 양)

지난달 말 경기 과천시 과천중앙고 1학년 6반 교실에서는 ‘나의 롤모델 발표’가 한창이었다. 수업이 쉬는 시간까지 연장됐는데도 교실 안은 진지했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 물분자를 쉽게 설명해준 선생님을 통해 화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화학연구원을 꿈꾸게 됐다는 이야기부터, 교사인 어머니와 삼촌의 영향으로 주말에 어린이집으로 멘토링 봉사활동을 다니며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저마다 자신의 꿈에 영향을 미친 롤모델을 소개하고 진로 탐색 활동과 방안들을 발표했다.

수업이 끝난 후 만난 고민숙 교사는 ‘진로교육 집중학년 학기제’를 통해 변화된 교실 이야기를 보다 자세하게 들려줬다. 과천중앙고는 올해 진로특강, 전문직업인 초청 특강, 창작캠프, 기업가 정신 스쿨, 학부모 진로진학아카데미 등 다양한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기업가 정신 스쿨―앙트십 스쿨’ 활동에 남학생들의 참여와 반응이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협업과 소통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시간이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수업 때 고등학생들이 어떤 가방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그 필요성에 맞는 가방을 새로 고안해 만들어보는 작업을 했다.

1학년 9반 임홍민 군은 “학교 올 때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좁은 공간에서 책가방 때문에 남들에게도 피해가 가고 나도 많이 불편했는데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분리형 가방’을 개발했다”며 “친구들과 그런 토론을 하면서 주변의 불편한 점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광준 군은 “앙트십 스쿨을 통해 팀별 과제를 수행하면서 팀장으로서 팀원들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역할을 분배하며 리더십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교사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적성에 안 맞는다고 진로를 수시로 바꾸는 학생들의 모습에 책임감을 느꼈다”며 “무조건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진로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진로진학 상담 교사를 자원한 이유를 밝혔다.

고 교사는 또 “진로교육 집중학년 학기제를 통해 교과 중심의 진로교육이 이뤄지면서 진로교육이 수업과 일체화되는 성과를 낳았다”며 “진로교육이 더 발전해 학생들에게 꼭 필요 한 교육과정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진로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업 시간에 진로교육이 실시된다는 소식에 일부 학부모는 교과 수업 시간을 희생하거나 쓸데없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진로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 모두 진로교육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하나씩 걷어내게 되는 분위기다. 진로교육 교실에서 목격하게 되는 교사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태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준비가 이미 학교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