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도 열나고 무호흡증 증세 의료진 ‘자극후 회복’ 별 조치 안해… 오후 5시경 항생제 등 치료 시작 전문가 “대처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병원이 유족에게 전달한 사망 당일 처치 기록에 따르면 의료진은 16일 오전 4시 15분경 A 양(생후 3주)의 열이 37.8도까지 오르자 미온수로 마사지를 했다. 추가 처치는 없었다. 오후 1시경 다시 열이 오르고 무호흡증까지 보였지만 이때도 의료진은 ‘자극 후 회복됐다’고 기록한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의 ‘자극’은 흔들어 깨우거나 울게 만들어 산소포화도를 높이는 방법 등을 뜻한다고 한다. 오후 5시경 A 양의 혈액에서 염증 수치가 치솟자 그제야 의료진은 항생제를 투여하고 혈소판을 수혈하는 등 패혈증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A 양은 회복하지 못하고 오후 9시 32분경 숨졌다.
대학병원 내과 교수 출신의 한 패혈증 전문가는 “패혈증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한 3시간 내에 응급조치를 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A 양의 경우 의료진이 새벽부터 나타난 의심 증상을 간과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망자들에게 옮은 세균이 직접 사인(死因)이거나 최소한 환자의 소생을 방해하는 간접 사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의료진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를 고려하면 사망 환자들은 24시간 이전에 이미 균에 감염됐을 공산이 크다”며 “본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땐 의료진이 손쓸 방도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