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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Together]공유가치창출에 앞장서는 기업들, 고용창출-혁신으로 사회문제 해결한다

입력 | 2017-12-22 03:00:00


게티이미지뱅크

올 한 해 국내기업들은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사업 예산을 늘려왔지만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사회공헌에 대한 기업 투자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이제 ‘착한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려는 욕망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따지면서도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지에 대한 ‘과정’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2013년에 국내 유제품 제조사가 이른바 ‘대리점 갑질사태’로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2년여간 영업적자에 허덕인 사례는 대표적인 경우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역시 비윤리적인 형태가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이미 이러한 사회 흐름을 파악한 국내기업들은 사회공헌을 단순히 사회에 부를 돌려준다는 분배 차원을 넘어 기업의 전략과 결합하는 공유가치창출(CSV)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11년에 CSV 개념을 주창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포터는 고객과 사회를 위해 청정제품과 기술을 제공한다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한 예로 들었다.

CSV 개념을 다양한 분야에서 실천하는 국내 기업들은 이제 기업이 사회의 문제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수준까지 접근했다. 소셜벤처와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의 등장은 고용의 창출과 혁신을 통해 실업과 빈곤을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SK그룹은 2012년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해 세계 최초로 KAIST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 MBA’ 2년 과정을 개설했다. 졸업생들은 창업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사회적 기업 경영을 통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있다. SK의 사회공헌재단인 행복나눔재단 역시 지난 10년간 혁신적인 사회적 기업 사업을 통해 사회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11개 사회적 기업을 설립, 운영해 1900여 명을 고용하기도 했다.

LG그룹 역시 사업 아이템은 좋으나 자금이나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은 2011년부터 사회적 기업 및 사회적 기업가를 후원하는 ‘LG소셜캠퍼스’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LG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회적 기업 지원을 위해 매년 20억 원씩 총 120억 원을 투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토대로 사회공헌에 나서는 기업도 적지 않다.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으로 홀몸 어르신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IoT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IoT 전기료 알리미’로 전력사용량을 모니터링해 3일간 사용량의 변화가 미미하거나 없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지정된 사람에게 휴대전화로 알람 메시지가 발송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했다. KT도 자사의 통신망 네트워크를 활용해 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한 한국형 감염병 확산방지 모델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의 결합으로 이제는 통신기업이 통신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갖게 된 것이다.

사회 혁신이나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외에도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삼성전자는 2004년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본사에 전담조직인 사회봉사단사무국을 신설한 뒤 국내외에서 임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고 있다. 현재 해외 9개 지역총괄과 국내 8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업 역량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 있게 사용되도록 과제를 선정하고 임직원 봉사팀을 조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기업에 대한 기대치나 사회적 기여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방식의 사회공헌 전략을 짜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