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눈물 속에 ‘LG 22번’으로 새 출발 김현수 “과분한 대우에 보답”

입력 | 2017-12-22 05:30:00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LG트윈스 김현수 입단식’에 참석한 김현수가 등번호 22번 유니폼을 들고 신문범 LG대표이사와 함께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에 LG와 FA계약을 체결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4년 총액 115억원의 역대 2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29)가 2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입단식을 치르고 정식으로 KBO리그 복귀를 신고했다.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인 2015년까지 10년간 두산의 간판선수로 활약했던 그를 맞이하기 위해 새 동료들인 차우찬, 양석환, 유강남이 자리를 함께했다. 신문범 구단 대표이사로부터 유니폼과 모자, 양상문 단장과 차우찬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은 김현수의 새 등번호는 22번으로 결정됐다.

많은 취재진을 보고 어색한 듯 미소를 짓던 김현수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선 연신 눈물을 보였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이 고민했는데, LG에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 도와주신 두산 팬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그는 활짝 웃지 못한 데 대해 “미국에서 잘하지 못해서, (LG 입단과 국내복귀가) 쉬운 결정은 아니어서”라고 답하던 도중 눈물을 훔쳤다. 회견 내내 거듭거듭 두산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고, 그 때마다 목소리는 떨렸다. 김현수는 “(입단식에) 올 때부터 울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기쁜 날에는 기뻐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LG트윈스 김현수 입단식’에 참석한 김현수가 눈물을 글썽이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에 LG와 FA계약을 체결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역대 2위 규모의 FA 대박을 안겨준 LG에 대해선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까지 힘들었지만, 큰 금액을 안겨주신 LG에 감사드린다. 내가 그만한 돈을 받아도 되는지, 과분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LG에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내가 받는) 몸값은 성적으로는 다 메울 수 없을 것 같다. 성적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년 만에 KBO리그 복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핑계를 대자면 많은 기회를 못 받으니까 성적이 안 좋아져 (새 팀을 찾는 데) 2월까지는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2월 중순에나 시즌을 준비하면 뒤처진다”며 “야구를 너무 하고 싶다. 올해 벤치에 앉아서 야구를 보다 보니 진짜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 야구가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LG트윈스 김현수 입단식’에 참석한 김현수가 유강남, 차우찬, 양석환과 함께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에 LG와 FA계약을 체결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에서의 역할에 대해선 “항상 그랬지만, 내 역할은 감독님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심타선이 아니라도 경기에 나가면 주어진 그 역할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계약이 발표된 19일 LG의 기둥인 박용택(38)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용택이 형한테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는 단지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용택이 형의 형 메시지대로 LG에서 정말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동료들과의 호흡에 대해선 “선배보다는 다 같은 동료이고 싶다. 형, 동생을 따지지 않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동료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기회만 온다면 열심히 해보겠다”고 답한 김현수는 2년간의 KBO리그 공백에 따른 일각의 우려를 전하자 “하이라이트는 꾸준히 봤다. (2년간 얼마나 달라졌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원래 한국에 있었으니까 (공백은)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