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사회학/마르치오 바르발리 지음/박우정 옮김/604쪽·2만9800원·글항아리
뒤르켐의 설명대로라면 개인주의화되는 현대에선 이타적 자살은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1963년 베트남 승려 틱꽝득이 불교 탄압에 항의해 분신했고,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는 등 개인이 아닌 집단을 위한 자살이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이 책은 뒤르켐의 이론을 반박하며 새로운 자살론을 제시한다. 특히 자살을 사회적 시선 뿐 아니라 문화·심리적 요인과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동서고금의 수십 개 사례를 분석해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공격적 자살’, ‘무기로서의 자살’ 등 4가지 유형으로 새롭게 분류한다.
책은 자살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관점이 아닌 철저히 학술적으로 분석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자살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