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무능 대응 해놓고 거짓말” 항의 李총리 “누구든 잘못 있다면 문책… 헌신한 소방관 상처받지 않게해야”
무릎 꿇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4일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과 대화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유가족들로부터 “희생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라”는 항의를 받자 무릎을 꿇었다. 김성태의원실 제공
24일 오전 10시경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국화꽃을 들고 조문하려 하자 희생자 장모 씨(64·여)의 남편 김모 씨(65)가 거세게 항의했다. “국화꽃을 놓을 게 아니고 여기 와서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 꿇어앉아 용서를 빌어라.” 김 원내대표가 즉시 무릎을 꿇었다. 김 씨는 “시청 관계자, 소방 공무원도 합동분향소에 와서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한다”며 울부짖듯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모든 소방과 시청 관계자들이 용서를 빌도록 조치하겠다. 초동 대처 잘못됐다는 점을 밝혀내겠다”고 연신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유족들은 이 총리에게는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우 원내대표는 유족들과 마주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 총리는 철저한 원인 및 책임 규명을 요구하면서도 일선 소방관의 노고를 강조했다.
이 총리는 24일 오후 제천시 재난상황실에서 수습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 의혹이 남지 않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등에서 여러 가지 진단이 나오지만 그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당국은 좀 더 책임 있게 원인을 규명해 정부 잘못이건, 민간 잘못이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리는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진화와 구조를 위해 노력한 일선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해선 정당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화재 현장을 방문해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에게 “일선 소방관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국정을 책임지는 저로서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더 세밀하게 살펴 확실하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천=유근형 noel@donga.com·정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