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호텔리어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은 노인들이 바라는 근무 방식과 숙박업체들이 원하는 근무 형태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임태성 야놀자 평생교육원 본부장은 “재취업을 원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은퇴하기 이전처럼 종일 근무하기보다는 특정 요일 특정 시간에 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야놀자에 따르면 교육을 신청한 노인들은 보통 1주일에 이틀이나 사흘씩 근무를 희망했다. 숙박업은 24시간 운영되지만 필요한 인력은 시간마다 다르다. 체크아웃이 종료되는 정오 이후 오후 1∼3시에 가장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요일별로도 인력 수요가 상이하다. 탄력적 인력 운용이 유용한 숙박업체들과 시간 선택 근무를 원하는 노인들의 요구는 적절하게 부합했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업이 정부에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노인 일자리가 아니라 노인 특성에 맞는 직무를 개발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노인 일자리를 위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야놀자 같은 숙박업 플랫폼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많은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숙박업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수 숙박업체들과 이용 고객들을 연결해준다. 이용 고객들이 늘어날수록 소규모 모텔이나 민박도 예약해서 이용하는 문화가 일상화된다. 그만큼 시기별로 필요한 인력을 예측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직종에 유입되는 인력이 늘고 일자리 수가 늘어날수록 일자리 질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고령층을 대상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는 자원봉사 형태 활동이 주류”라고 지적했다.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정부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니어 호텔리어를 더욱 확산시키려면 탄력적 인력 운용이 필요한 업종 특성을 인정하고 특성에 맞게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