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억류라면 부러워할 사람이 많겠지만, 추정 자산 187억 달러(약 20조 원)의 거부(巨富)에게는 심각한 고통일 것이다. 트위터, 테마파크 유로디즈니 등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킹덤홀딩스의 가치만 해도 87억 달러(약 9조4000억 원)에 이른다. 체포 후 투자자들의 우려로 시가총액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가 증발됐어도 그 정도다. 빈 살만은 억류된 인사들에게 소유 재산의 70%를 내든지, 처벌을 받든지 선택하라고 해왔다. 60억 달러는 킹덤홀딩스 가치의 70%다.
▷사우디는 1932년 건국 이래 ‘형제 계승’이 지켜져 왔다. 왕의 급사 등 급변사태 시 어린 아들보단 장성한 형제가 혼란을 수습하도록 하는 아랍의 전통을 따른 것. 그러나 왕위가 수평 이동을 하다 보니 국왕의 나이가 점점 많아졌다. 2015년 80세의 나이로 국왕에 오른 7대 국왕 살만은 큰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58)를 제1왕세자, 친아들 빈 살만을 제2왕세자로 지명했다. 하지만 빈 나예프는 6월 ‘왕궁으로 오라’는 전갈을 받고 갔다가 사촌동생에게 제1왕세자 자리를 빼앗기고 가택연금 됐다. ‘1차 왕자의 난’이다.
조수진 논설위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