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정면 계단 옆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그런데 박물관이 전광판 운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10년이 넘어 노후화된 전광판을 당장 교체해야 하는데 선뜻 지원에 나서는 기업이 없어서다. 불과 2년 전까지 대기업 후원으로 전시장에 들어가는 값비싼 저(低)반사 유리를 들여왔지만, 지난해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르재단 기부금 등으로 곤욕을 치른 대기업들이 각종 후원을 급격히 줄인 여파다. 실제로 국내 500대 기업의 올 1∼3분기 기부금 액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나 감소했다. 문화를 먹잇감으로 노린 국정농단 세력의 검은 욕망이 아이들의 동심마저 상처 주는 것 같아 못내 착잡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