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키부츠’의 새로운 찰리와 롤라 역을 맡은 배우 이석훈(왼쪽)과 최재림. 두 배우가 작품의 메인 소품인 80cm 길이의 킹키부츠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찰리의 우유부단한 모습이 저랑 굉장히 닮았어요.”(이석훈)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한 신나는 음악을 바탕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가 내년 1월 31일 다시 돌아온다.
이번 시즌에선 새로운 주연 배우가 관객과 만난다. 롤라 역의 배우 최재림(32)과 찰리 역으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그룹 SG워너비의 감성 보컬 이석훈(33)이다.
두 배우는 오디션 당시 오리지널 프로덕션 연출가 제리 미첼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제리 미첼은 오디션에서 찰리의 넘버 ‘솔 오브 어 맨’과 ‘스텝 원’을 부른 이석훈에게 “love him”이라는 찬사를 남겨 화제가 됐다. 이석훈은 “첫 뮤지컬 오디션이라 창피하고 쑥스러워 몇몇 스태프분들께 나가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떨었다”며 “그런 제 모습에서 찰리의 모습을 엿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리 미첼은 오디션 현장에서 최재림의 노래를 듣고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최재림은 “그동안 늘 강한 남성, 악역 등 상남자 캐릭터만을 연기해 왔기에 롤라 오디션을 준비할 때 엄청 고생했다”며 “오버하지 않고, 롤라의 감정에 몰입해 오디션을 본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이석훈은 여러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는 “출연 제안을 받을 때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매번 고사했다”며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안무 능력을 갖춰야 하기에 뮤지컬은 늘 마지막 도전 분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킹키부츠 출연을 결심한 데에는 찰리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이자 군대 동기인 김호영의 힘이 컸다. 이석훈은 “지난 시즌부터 찰리 역을 연기한 호영이 형이 킹키부츠는 정말 재밌고 신나는 작품이란 말을 자주 했다”며 “찰리의 성격이 워낙 저랑 비슷해 용기 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