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라우스 집안’이라고 했지만 ‘왈츠의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에게는 아들 셋이 있었습니다. 장남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악 수업을 계속하자 아버지 슈트라우스는 집을 나가 새 살림을 차렸습니다. 결국 둘째 아들인 요제프 슈트라우스,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사진)도 왈츠와 폴카의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둘째 요제프가 1870년 세상을 떠난 뒤 이 ‘음악 명가’의 명성은 위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막내 에두아르트를 깔보았던 지휘자 겸 작곡가 카를 미하엘 치러는 ‘구(舊)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라는 유령악단을 만들어 인기를 얻기까지 했습니다. 에두아르트는 소송을 걸어 치러가 ‘슈트라우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미 치러의 인기는 슈트라우스 가문의 인기를 뛰어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빈 신년음악회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 2세의 왈츠나 폴카 외에도 에두아르트나 치러의 작품이 연주되곤 합니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한 올해(2017년) 음악회에서는 에두아르트의 ‘즐거운 폴카’, 치러의 오페레타 ‘보석명장’ 삽입곡 등이 연주되었지만, 미리 공개된 2018년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에서는 이 두 사람의 작품을 찾을 수 없어 아쉬움도 듭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