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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내모는 불량장비 작업 거부” 타워크레인의 절규

입력 | 2017-12-27 03:00:00

설치-해체 노조원들 여의도 집회… 정부, 공사현장 500곳 일제 점검




“더이상 동료 잃을 순 없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300명(경찰 추산)이 ‘타워크레인 산업현장 안전조치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노후 장비 사용과 일몰 이후 작업 등 나쁜 작업 환경을 거부한다”며 “특별 안전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잇단 타워크레인 사고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타워크레인 근로자들이 생명을 지켜 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노조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런 상태라면 언제 죽을지 무서워서 일할 수 없다”며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및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살고 싶다”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이날 집회에는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 작업을 하는 근로자 300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 32건 중 20건(62.5%)이 설치나 해체 작업 중 발생했다.

노조는 사고가 연달아 터지는 것은 노후한 장비와 열악한 작업 환경 탓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저가 입찰제로 크레인을 선정하다 보니 임대회사 측이 비용을 줄이려고 부품을 제대로 교체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회운 노조위원장은 “내년부터 노후, 불량 장비를 사용하는 ‘나쁜 작업’은 거부한다”며 “2(특별교육)+6(안전작업) 시간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더 이상 작업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날 전국 타워크레인 공사현장 500곳을 관계기관과 일제 점검한다고 밝혔다. 설치된 크레인의 연식(年式)이 제대로 등록됐는지, 안전조치가 마련됐는지 등을 확인한다. 정부는 추가 안전대책도 내놨다. 27일부터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근로자들이 작업과정에서 장비 결함 징후를 발견하면 신고할 수 있는 ‘타워크레인 안전콜센터’를 운영한다. 타워크레인 등록부터 폐기까지 사용 및 사고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장비이력 관리시스템’이 도입된다.

정임수 imsoo@donga.com·김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