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윤, ‘일출’, 2015
잘 찍은 일출 사진과 일몰 사진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찍은 것이다. 일출 사진으로 이름난 배원태 작가는 해 사진 찍는 것을 “실패를 거듭하는 일이다. 열에 한 번 찍으면 성공이다”라고 말하는데 여기에는 ‘삶이 기다림이듯 사진을 찍는 것도 기다림이다’라는 철학이 담겨 있다. 풍경을 즐겨 찍는 사진 애호가라면 그 말에 공감할 것이다. 필자도 서해안의 일몰을 대여섯 번의 시도 끝에야 찍을 수 있었는데 일몰 사진은 하늘이 도와줘야 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일몰과 일출 사진이 찍기 어려운 이유는 제대로 된 촬영 조건을 만나기 힘들며, 촬영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짧게는 1, 2분 만에 해가 내려가거나 떠오르기에 노출, 구도 등을 고려해 가며 열심히 셔터를 눌러야 한다. 해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찍은 사진을 확인할 여유가 없다.
일출, 일몰을 꼭 해만 중심으로 찍어야 한다는 건 고정관념이다. 해가 작더라도 구름, 주변 환경 등이 해와 잘 어울리면 분위기가 난다. 휴대전화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일출 일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몰은 해의 광선이 세지 않아 역광에 대한 염려가 거의 없지만 일출은 광선이 정통으로 들어오는 걸 주의해야 한다. 일출, 일몰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찍을 경우 카메라가 배경의 빛을 계산해 노출값을 정하므로 플래시 모드로 세팅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 한강공원에서 찍은 일출 모습이다. 도심에서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나만의 태양’을 가질 수 있다.
이종승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