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촌동서 1명 사망-15명 부상

또 넘어진 크레인… 이번엔 버스 덮쳐 1명 사망 28일 오전 9시 40분경 서울 강서구청입구 사거리 인근 공사장에서 이동식 대형 크레인이 넘어져 정류장의 650번 시내버스를 덮쳤다. 타워크레인 사고로 올해만 19명이 숨진 가운데 또 크레인 사고가 난 것이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16명 가운데 50대 여성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9시 40분경 서울 강서구청입구 사거리 근처의 한 건물 철거 현장에서 일어났다. 대형 이동식 크레인이 5t짜리 굴착기를 들어올렸다. 철거가 진행 중인 5층짜리 건물 꼭대기로 옮기기 위해서다. 굴착기가 건물 쪽으로 다가선 순간 크레인은 갑자기 균형을 잃고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당시 크레인은 경사지고 철거 잔해물이 많아 울퉁불퉁한 땅 위에 설치돼 있었다.

28일 오전 9시 40분경 서울 강서구청입구 사거리 인근 공사장에서 이동식 대형 크레인이 넘어져 정류장의 650번 시내버스를 덮쳤다. 버스 승객 16명 가운데 5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사고가 난 현장의 철거공사는 11일 시작됐다. 내년 1월 말 완료 예정이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크레인 기사와 현장소장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 강모 씨(59)는 “낡은 건물 2개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공사로 알고 있다. 두 달 전부터 가림막을 설치했는데 크레인은 오늘 처음 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반이 평탄하지 않은 곳에 크레인을 설치한 것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임채섭 건설노조 경기남부 타워크레인지부장은 “크레인 작업 때는 지반 상태가 가장 중요한데 각종 잔해물 탓에 크레인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굴착기를 들어올릴 때 크레인 내부에서 무게중심을 잘 맞췄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경찰서는 크레인 기사 A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잔해물 위에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공사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 감식이 끝나는 대로 책임자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남부고용노동지청은 해당 현장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