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진. 스포츠동아DB
박정진(41)이 ‘평생 한화맨’으로 남게 됐다. 한화 구단은 29일 “박정진과 2년 총액 7억5000만원에 사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정진은 최소 2019시즌, 한국 나이 43세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첫 FA 자격을 얻은 2013시즌 직후 계약 규모(2년 8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꾸준히 자기 기량을 증명했다는 의미다.
박정진은 현역 최고령 투수다. 2017시즌 중반 KIA 최영필(현 kt 코치)이 은퇴하면서 박정진이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그는 팀이 필요할 때면 묵묵히 마운드에 올랐고, 또 자기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2017시즌에도 55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세이브 7홀드, 방어율 3.94의 성적을 거두며 건재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4년 연속(2014~2017시즌) 55경기 이상 등판한 점은 이번 FA 계약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화 구단 고위관계자는 “박정진은 한화 구단 전체를 봐도 훌륭한 인재다. 향후 지도자로서도 손색없다”고 가치를 인정했다.
박정진은 FA 계약 전에도 늘 홈구장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개인훈련을 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몸관리를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쉬지 않았다. 비활동기간 공백에 따른 우려가 필요없을 정도다.
박정진은 계약 직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2017년이 가기 전에 계약이 마무리돼 정말 홀가분하다.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며 “이제 내가 하고자하는 야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빌딩을 중시하는 추세이고, 우리 팀의 방향도 그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인정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다. 박정진은 “사인을 하는데 다른 때와 다르게 책임감이 느껴지더라. 이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마지막 선수 계약이 될지도 모르는데, 2년간 더 던질 수 있게 돼 행복하고, 무엇보다 한화라서 행복하다. 시작과 끝 모두 한화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1999년 입단한 박정진은 이번 FA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면 21년간 한화에서 뛰게 된다.
쉴 틈도 없이 운동화 끈을 조이려 한다. 박정진은 “이제 (비활동기간) 개인훈련 장소를 차차 찾아봐야 한다. 몸을 잘 만들어서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행복함이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