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홍콩선박 적발 여수항 억류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뚫고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최근 정유제품을 들이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북한 선박에 정유제품 등을 이전해 준 외국 선박 10여 척을 확인해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9일 “홍콩 선적 선박인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정유제품 600t을 북한 선박인 ‘삼정 2호’에 이전했음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북한에 물자를 전달한 선박을 적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 2375호는 어떤 물품도 북한 선박과의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외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윈모어호는 10월 11일 여수항에 입항해 일본산 정유제품을 적재한 뒤 목적지인 대만으로 출항했다. 하지만 대만으로 가지 않고 나흘 뒤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4척의 배에 정유제품을 옮겨 실었다. 이 가운데 한 척이 북한 선박인 삼정 2호였다. 삼정 2호가 정유제품을 싣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한미 간 정보 자산 공조 등을 통해 이 사실을 10월 19일 인지했다. 이후 지난달 24일 윈모어호가 여수항에 다시 입항하자 이 배를 억류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