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신기술 현장]<1> 여주 자율협력주행 시험도로
《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봇 등 세상을 바꿀 신기술이 글로벌 산업의 지형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미래를 여는 신기술을 정복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현장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지난해 12월 28일 경기 여주시 자율협력주행 시험도로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이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고 있다. 자동차 위로 보이는 기기가 기상 상황을 인지해서 교통정보센터로 송신하는 레이저 센서다. 도로에 설치된 인프라 설비들이 파악한 정보들을 자동차는 실시간으로 얻어 스스로 차로를 바꾸거나 감속한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날 실시된 시험 주행은 자율주행기술과 커넥티드카 기술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다. 기존에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에 내장한 기술로만 달렸다. 전파를 쏴서 사물의 유무와 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더, 전파가 아닌 레이저를 쏴서 ‘레이저 레이더’로 불리는 라이더 그리고 카메라와 같이 자동차에 부착된 기기들과 사전 입력된 지도 정보를 활용해 주행한다.
다른 자동차 및 도로 인프라와 정보를 주고받는 자율협력주행을 구현하는 커넥티드카 내부. 앞쪽 화면에는 신호등 점멸 정보와 전방 차량의 주행 속도 등이 나타나 있다. 도로 위 공사 구간 등도 알려준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율협력주행 시험도로의 핵심 설비는 도로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서 전달하는 인프라 센서들이다. 이날 시험 주행에 나선 아이오닉은 공사 구간을 피해 달리던 중 오른쪽 도로와 합쳐지는 지점에서 다른 차량이 달려온다는 정보를 수신했다. 합류 차량을 감지한 것은 차량 내가 아니라 도로에 설치된 인프라 레이더이다. 역주행하거나 정지한 차량도 파악해 정보를 한국도로공사 교통정보센터로 송신한다. 센터에서는 이를 자동차에 보내는 식으로 정보가 공유된다. 시험 주행 중에는 안개 구간에 진입했다는 경고도 떴다. 자동차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안개 같은 기상 상황은 도로 윗부분에 설치된 레이저 센서들에 의해 감지된다. 레이저를 내보내는 기기 두 개가 레이저를 쏘고 받을 때 전달되는 모양으로 기상 상태를 구분한다. 현재 여주 시험도로에는 기상 측정을 위한 레이저 기기가 5대 설치돼 있다. 교통정보센터가 자동차에 보내는 정보들은 전용 통신망인 ‘웨이브’를 통해 송수신된다.
자율협력주행이 이뤄지면 도로 위 다른 자동차에 대한 정보도 수시로 받을 수 있다. 이날 시험주행에서도 2차로에 한 차량이 멈춰 있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해당 정보를 받은 차는 차로를 바꾸고 속도를 줄였다. 갑자기 차가 멈췄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보는 차량끼리 직접 송수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차량 간 송수신은 차량들이 가까워졌을 때만 가능하지만 센터를 거치면 더 빨리 정보를 획득해 대응하게 할 수 있다.
여주=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