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소감 - 김정현 씨
늘 패배하지만 ‘언어’는 언제나 지속될 것
김정현 씨
아둔한 제자를 격려해주시는 신범순 조영복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같이 음악하는 팀원들과 오랜 친구인 성우가 기뻐해주었다. 문학을 공부한답시고 아등바등하는 자식을 걱정하시는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 조금이나마 면피한 느낌이다. 헤매던 글을 붙잡아주신 김영찬 신수정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여전히 내 글은 머물 곳 없이 떠돌고 있었을 것이다.
끝나지 않던 기나긴 터널에서 조금은 벗어난 느낌이다. 약간 운이 좋았을 뿐이란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단지 읽고 또한 쓰며, 오롯이 불행하여 사랑하기에. 나에게는 오직 ‘그것’뿐이니까.
△1979년 대전 출생 △광운대 국어국문학과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석·박사
● 심사평
신수정 씨(왼쪽)와 김영찬 씨.
최정화의 소설에 나타나는 ‘주인’과 ‘손님’의 관계를 통해 우리 시대의 신경증을 분석하고 있는 ‘집 없는 시대의 파라노이아, 손님의 건축술’은 독창적이고 미시적인 텍스트 분석력이 눈에 띄었으나 하나의 키워드를 일관되게 밀고나가는 응집된 논리력이 약했다.
결국 당선은 ‘너는 이제 ‘미지’의 즐거움일 것이다’에 돌아갔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황인찬의 시에 대한 매혹과 활달한 문체, 비평적 자의식은 기억할 만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때로 드러나는 공허한 수사와 감당할 수 없는 과장에 유의한다면 한국 비평계의 큰 자산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깝게 고배를 마신 응모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신수정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김영찬 계명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