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30000호 신년기획]각국 기술집약 ‘실험실 창업’ 주력 생존율 높고 일자리 창출 효과 커… 기술창업 늘려 한국경제에 활력을
스테이션F. 프랑스 파리 동쪽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 단지다. 2017년 6월 문을 연 이곳은 스타트업 1000개가 입주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1일(현지 시간)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절반 이상 입주를 마친 상태였다. 스테이션F에는 프랑스의 꿈이 투영돼 있다. 이름에도 과거 기차역이었던 곳에 프랑스(France)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넘어 ‘혁신기업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이다. 프랑스는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비자 발급과 투자 유치 등을 신속히 진행해주기도 한다. 스마트홈 사업에 나선 중국계 스타트업 ‘워니스트(Wonest)’ 창업자 항천은 “프랑스에서는 스타트업 콘테스트가 하루에 하나꼴로 열리는 등 창업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중국 스위스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저(低)성장 시대 생존전략으로 ‘실험실 창업(Lab to Market)’과 같은 기술창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는 기술집약형 창업은 일반 창업 기업보다 고용인력이 평균 3배(9.5명)가량으로 많다. 창업 5년 이후 생존율도 80%로 일반 기업(27%)의 3배 수준에 이른다. 1990년대 이후 실험실 창업이 활성화된 미국 스탠퍼드대는 졸업생이 창업한 4만 개의 기업이 무려 5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한국은 2016년 조성된 신규 벤처펀드만 120개, 3조2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창업시장이 성장했지만 기술창업은 걸음마 수준이다. 혁신형 창업 비중은 유럽 미국 중국에 비해 절반 이하이고 석박사급 우수인력의 창업도 부족하다. 기술혁신형 기업은 창업의 질(質)을 높여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본보는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기술창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혁신형 창업 열기가 뜨거운 글로벌 현장을 취재했다. 이달 지령 3만 호 발행을 앞둔 본보는 혁신형 창업 기업 3만 개를 육성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이끌자는 내용의 시리즈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