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2018 문화계 샛별]유니버설발레단 막내 단원 김유진
김유진은 지난해 1월 러시아에 발레 경험을 쌓으러 갔다가 모스크바 스타니슬랍스키 극장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는 “미성년자라 워킹비자를 받을 수 없어 입단하지는 못했다”면서 “성인이 되면 꼭 오라고 하더라”며 활짝 웃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유니버설발레단(UBC) 막내 단원 김유진 양(17)은 지난해 10월 발레단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1학년의 나이로 국내 양대 프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 UBC 통틀어 역대 최연소 입단이다. 2001년 3월생으로, 만 16세 7개월 만에 UBC 정단원이 된 그는 2016년 만 18세 1개월로 당시 최연소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이은서보다 빠르다. UBC 발레단 최고참인 강미선(35)과 무려 18세 차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5세 때 자세 교정을 위해 발레를 시작한 그는 2년 뒤 학원의 권유로 전문적으로 발레를 배웠다. 발레에 집중하기 위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홈 스쿨링으로 중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2년 반 넘게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기본기를 다지며 수백 회 무대에 섰다. 이미 중학교 2학년 때 지젤 전막 무대에서 주역을 맡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무대 경험만은 20, 30대 무용수 못지않다. 덕분에 어떤 무대에서도 침착하다.
“하루 종일 발레만 하는 생활이 정말 행복했어요. 하루하루 실력이 늘어가는 즐거움에 빠졌죠. 물론 학창시절을 경험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포기할 것도 있는 법이잖아요.”
문훈숙 UBC 단장의 눈에 띈 것은 2016년 수원발레축제 때였다. 지난해 3월 입단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남은 공연 때문에 10월로 입단을 미뤘다. UBC 입단 후 막내임에도 지난해 12월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 두 차례 주역으로 서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프로가 되니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저 스스로 해야 하고 어린 티를 내기보다 단원들 모두와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해요.”
“‘애늙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실제로 별명으로 불리고요. 싫은 건 아닌데 아직 많이 어리다 보니 딱히 좋은 것도 아니에요.”
키 165cm에 작은 얼굴, 긴 팔다리 등 그는 발레를 하기에 최적의 신체조건을 지녔다. 꿈은 현실적이면서도 다부졌다.
“아직 프로 생활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루하루 발전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다만 제 위치를 확인하고, 경험도 쌓고 싶어 내년에 해외 콩쿠르에 나가고 싶어요.”
그는 ‘발레’라는 말만 나오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나 좋을까?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