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로 본 문화계 인맥

한국 사회의 부침이 집약된 개띠들의 삶은 이렇게 각별하게 다뤄져 왔다. 그 뒤엔 때로는 작품으로, 때로는 행보 자체로 시대적 경험을 응축해서 보여주며 활동 반경을 넓혀온 문화예술인들이 있다. 현대사 격동의 중심에 섰던 개띠들은 문화계에서도 왕성한 활동으로 독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금개띠 해에 활약이 더 기대되는 문화계 개띠 인맥을 세대별 특징을 중심으로 짚어봤다.
○ 현대사 부침 내면화, 한류 열풍 주도
1970년생들은 경제 부흥기에 태어났지만 사회 진출 후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풍요와 불안을 함께 맛봤다. 20대에 한국 대중문화의 황금기를 경험한 이들은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문화계 각 분야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대표적이다. 한류 열풍의 토대를 다진 예술인 중에도 개띠가 많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비롯해 이병헌, 황정민, 김혜수, 차승원, 유해진 등 독보적 연기력을 지닌 스타들이 모두 70년생들이다.
○ 피 말리는 경쟁 뚫고 극대화된 스타성
1982년생들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에 진출했다. ‘삼포족’ ‘이태백’ 등으로 표현되는 고단한 삶 이면에 ‘욜로(YOLO)’ 문화가 공존하고 해외 문화에 개방적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 뮤지컬 배우로는 처음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선 배우 홍광호와 뮤지컬 여제로 통하는 차지연은 82년 동갑내기로,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배우 송혜교 비 현빈 등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진출을 꾀한 스타도 많다.
1994년생 개띠 문화인들은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 극한 경쟁에서 스타성이 극대화됐다. 특히 대중문화계에서 94년 개띠들은 ‘황금 라인’을 형성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과 제이홉 수지 혜리 설현 등 스타성이 큰 아이돌이 모두 94년생. 설현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유순호 부장은 “2010년대 초반에 데뷔한 20대 개띠 아이돌은 연간 아이돌 그룹 100개 팀이 출현하는 피 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데다 소셜미디어의 힘까지 합쳐지며 스타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클래식계 아이돌로 입지를 굳힌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94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