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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철아, 여기 남영동이야”…영화 ‘1987’ 분노·감동 명대사 6

입력 | 2018-01-02 10:46:00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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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6일 만에 246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은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도 관객 몰이에 한 몫 하고 있다.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대표적인 대사를 꼽아봤다.

"잘가그래이! 철아!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

'1987'에서 가장 많은 관객의 마음을 울린 명대사는 바로 ‘박종철’의 아버지(김종수)가 아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다. 아버지는 차갑게 얼어붙은 강물에서 아들의 유골을 뿌리며, "잘가그래이! 철아!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이는 하루아침에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 소리 높여 울지 못했던 아버지가 마침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으로, 미안함과 설움이 담긴 한 마디에 많은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우리한테 남은 마지막 무기는 진실뿐입니다"

재야에서 활동하는 민주화 열사 ‘김정남’(설경구). 그는 경찰로부터 수배 중인 상황이지만, 민주화 동료들의 옥중서신을 받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큰 역할을 한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찰의 움직임으로 인해 계획은 난항을 겪지만, 그는 “우리한테 남은 마지막 무기는 진실뿐입니다”라는 대사로 진실을 알리기 위한 강한 의지와 결연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든다.

"경찰이 고문해서 대학생이 죽었는데, 보도지침이 대수야? 앞뒤 재지 말고 들이박아!"

1987년 각 언론사에는 매일 아침 하달되는 ‘보도지침’에 의해 써야 될 기사와 써서는 안 되는 기사가 나눠진다. 마치 ‘받아쓰기’를 하듯 기사를 써야 하는 불편한 현실에, 언론인들은 기자로서의 사명감에 대한 회의감이 들 정도다. 유력 일간지의 사회부장(고창석)은 ‘윤기자’(이희준)가 한 대학생의 의문사에 대한 기사를 실어야 한다고 밀어붙이자, “경찰이 고문해서 대학생이 죽었는데, 보도지침이 대수야? 앞뒤 재지 말고 들이박아!”라는 대사로, 기사를 게재하는 결단을 내린다. 그는 그 후에도 특별취재반을 구성해 고문 근절 캠페인 기사를 연재하면서, 당시 양심있는 언론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평범한 대학생이 죽고, 경찰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망 원인을 단순 쇼크사라고 거짓 발표를 하게 된다. 납득이 어려운 발표에, 기자들은 정확한 정황을 묻고, 이를 지켜보던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은 강압적인 말투로 "거 학생이 겁에 잔뜩 질려가지고.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답네다"라는 확신에 찬 대사를 남긴다. 이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대사로, 1987년 당시에는 희대의 넌센스로 남은 실제 발언이다. 이 대사는 극 중 김윤석의 강렬한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의 강한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받들겠습니다"

상부의 명령이 곧 법이라 여기며, ‘박처장’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지닌 ‘조반장’(박희순). 그는 ‘박처장’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며, 공권력이 행사하는 폭력의 최일선에 서 있는 인물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대학생이 사망하고, 사건 은폐가 난항을 겪자, ‘조반장’은 집행유예로 빼 줄 테니 감방에 가란 ‘박처장’의 말을 믿고 “받들겠습니다”라는 한 마디와 함께 따르게 된다. 이는 자신의 행동을 애국이라 믿을 수밖에 없었던 ‘조반장’ 캐릭터를 상징하는 대사이자, 당시 절대적 수직구조를 보였던 시대상을 느끼게 만드는 대사로 손꼽히고 있다.

"종철아, 여기 남영동이야. 너 하나 죽어나가도 아무 일 안 생겨"

경찰은 유력 수배자의 행방을 캐기 위해 평범한 한 대학생을 참고인으로 불법 체포하고, 끈질긴 조사를 시작한다. 사건을 지휘하던 ‘조반장’(박희순)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대학생의 말에 "종철아, 여기 남영동이야. 너 하나 죽어나가도 아무 일 안생겨"라는 단호하고 위압감 있는 대사를 남기며, 그를 공포 속에 몰아넣는다. 이 대사는 권력의 폭력성을 역으로 보여주는 ‘조반장’을 맡은 박희순의 단단한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을 분노하고, 그 상황 속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