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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라이젠 품은 게이밍 PC, HP 파빌리온 580-125kr

입력 | 2018-01-02 12:35:00


요즘 PC 시장을 이끄는 키워드는 단연 '게임'이다.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대작 게임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이러한 게임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한 게이밍 PC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이 커지다 보니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는데, AMD 기반 게이밍 PC가 시장에 본격 등장한 것도 눈에 띈다. 올 초에 출시된 AMD 라이젠(Ryzen) 프로세서가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평가가 높았기 때문이다. HP에서도 라이젠을 탑재한 게이밍 데스크탑을 다수 출시했다. 이번에 소개할 HP 파빌리온 파워(Pavilion Power) 580-125kr(이하 파빌리온 580-125kr)도 그 중의 하나로, 라이젠5 1400 프로세서 및 라데온 RX 580(8GB) 그래픽카드, 256GB SSD 등을 갖춰 다양한 게임에 대응할 수 있다.

정갈한 외형과 무난한 구성

HP 파빌리온 파워 580 시리즈는 내부 사양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나와있는데, 그 중 020kr, 051kr 등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탑재하고 있으며, 120kr, 125kr 등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품은 모델이다. 가격은 100만원대 초~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인텔 기반 모델이 비해 AMD 기반 모델의 가격이 다소 저렴한 편이다.

HP 파빌리온 580-125kr의 상단 전원 버튼(출처=IT동아)


제품의 외형은 전형적인 HP 데스크탑이다. 화려한 꾸밈은 그다지 없지만 정갈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장소에 무난하게 어울린다. 전원 버튼은 최근의 추세에 맞춰 전면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본체를 책상 아래 두고 쓸 때 유용할 것이다.

HP 파빌리온 580-125kr(출처=IT동아)


본체 전면에는 오디오 포트 1개 및 USB 3.0 포트 2개가 위치하고 있다. 전면 USB 포트 중 하나는 최근 모바일 기기에서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USB 타입C 규격인 점이 눈에 띈다. 그 외에 전면 중앙에 DVD 및 CD를 읽거나 쓸 수 있는 ODD, 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있는 카드리더도 탑재했다.

너무 평범한 키보드/마우스, 부족한 USB 포트는 아쉬워

동봉된 키보드 및 마우스는 둘 다 무선 규격이며 1개의 공용 동글(수신기)을 USB 포트에 꽂아 이용한다. 일반적인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와 2버튼 마우스이므로 범용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지만 게이밍에 특화된 제품은 아니라는 점이 약간 아쉽다.

동봉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출처=IT동아)


후면 구성은 심플한 편이다. 메인보드 단에는 4개의 USB 포트(3.0 x 2, 2.0 x2) 및 3개의 오디오 입출력 포트, 그리고 유선랜 포트가 달려있다. 유선랜 포트는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기가인터넷과 궁합이 좋다. 다만, USB 포트의 수가 적은 편이라는 것은 다소 아쉽다.

HP 파빌리온 580-125kr 본체 후면(출처=IT동아)


4K, HDR, 프리싱크 지원하는 라데온 RX 580 그래픽카드

그래픽카드의 입출력부는 HDMI 1개 및 디스플레이 포트(DP) 3개로 구성되었다. 탑재된 AMD 라데온 RX 580(8GB)의 HDMI는 2.0 규격, DP는 1.4 규격을 지원하는데, 4K UHD 해상도에서 60Hz 주사율(1초당 화면 전환 빈도)로 화면 출력이 가능하다. 그리고 화면 전체의 명암비와 컬러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HDR 기술도 지원하므로 최신 TV나 모니터의 성능을 온전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AMD 라데온 RX 580에 적용된 기술(출처=IT동아)


그 외에도 라데온 RX 580가 지원하는 그래픽 기술 중 주목할 만한 건 프리싱크(FreeSync)다. 이는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에서 출력하는 화면의 프레임과 모니터의 주사율 수치가 어긋날 때 발생하는 화면 갈라짐, 즉 테어링(tearing) 현상을 억제한다.

GPU-Z로 살펴본 라데온 RX 580의 상세 사양(출처=IT동아)


게임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수직 동기화(Vertical Synchronization, V-Sync)' 옵션을 통해 테어링 현상을 억제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경우에 따라 급격하게 프레임이 요동을 치거나 키보드나 마우스의 입력 지연 현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프리싱크 기능을 이용할 경우, GPU의 프레임에 따라 모니터의 주사율도 실시간으로 계속 전환되므로 수직 동기화를 켜지 않고도 테어링 없는 화면을 볼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모니터 중에 프리싱크를 지원하는 제품이 의외로 많으므로 모니터 구매를 생각한다면 사양을 자세히 확인하도록 하자.

4코어 8쓰레드의 라이젠5 프로세서, 속도와 용량 동시에 만족하는 SSD+HDD 구성

파빌리온 580-125kr 모델의 두뇌인 프로세서(CPU)는 AMD의 라이젠5 1400이다. 기존의 AMD 프로세서 기존의 AMD 프로세서 대비 52% 이상 IPC(Instruction Per Clock, 클럭당 성능)을 높인 젠(Zen) 아키텍처(기반기술)를 적용했으며, 기본 동작 클럭은 3.2Ghz이지만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 때 3.4GHz로 동작 클럭이 올라간다.

CPU-Z로 살펴본 라이젠5 1400의 상세 사양(출처=IT동아)


4개의 물리적인 코어를 갖추고 있는 것 외에, 하나의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전체 코어 수가 2배가 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SMT(Simultaneous Multithreading) 기술도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운영체제에선 라이젠5 1400를 8코어 프로세서로 인식한다. 멀티쓰레드를 지원하는 최신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 혹은 동시에 여러 작업을 진행할 때 유용하다. 참고로 프로세서의 성능을 측정해 점수화하는 PASSMARK의 CPU MARK에서 라이젠5 1400은 8438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인텔의 코어i5 7500(8107점) 내지 코어i5 7600(8884점)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이다.

저장장치는 256GB의 SSD와 1TB의 HDD로 구성되었다. 운영체제(윈도우10 Home 64비트)와 각종 응용 프로그램은 속도가 빠른 SSD에, 동영상이나 음악과 같은 단순 보관용 파일은 용량이 큰 HDD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면 적절하다.

HP 파빌리온 580-125kr의 내부(출처=IT동아)


내부의 메인보드에 총 2개의 시스템 메모리 슬롯이 있으며 이중 1개의 슬롯에 8GB DDR4 메모리 1개가 꽂혀서 출고된다. 8GB 상태로도 대부분의 작업을 무난하게 할 수 있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는 남은 1개의 슬롯에 메모리를 추가해도 좋을 것이다.

게임 구동 능력은?

전반적인 사양이 충실하기 때문에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성과 같은 기본적인 컴퓨팅 외에 4K UHD급 동영상 재생과 같이 제법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멀티미디어 작업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PC를 사는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한 건 역시 게임 구동능력일 것이다.

일단 시스템의 3D그래픽 성능을 점수화하여 게임 구동능력을 짐작해보는 3DMark 테스트를 해봤다. 일반적인 게임 구동능력을 짐작할 수 있는 Fire Strike 모드에선 10455점, 다이렉트X12 기반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성능을 측정하는 Time Spy 모드에선 3942점으로 측정되었다. 일단 점수만 봐선 게이밍 PC의 기준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3DMark Fire Strike 모드 테스트 결과(출처=IT동아)


게임을 직접 구동하며 성능을 체감해봤다. 참고로 화면의 초당 평균 프레임이 30 프레임 정도면 그럭저럭 무리 없는 게임 진행이 가능한 수준, 평균 60 프레임 이상을 유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다.

먼저 체험해 본 게임은 '오버워치'다. 일단 그래픽 품질을 '최상', 화면 해상도를 1920 x 1080(풀HD급)으로 두고 게임을 구동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그리고 다음에는 화면 해상도를 3840 x 2160(4K UHD급)로 올리고 다시 프레임을 측정했다.

오버워치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풀HD 해상도에선 평균 80~90 프레임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아주 쾌적한 진행이 가능했다. 4K UHD 해상도의 경우는 화면에 표시되는 유닛이 적을 때는 50~60 프레임 정도를 유지하다가 적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선 30~40 프레임 정도로 수치가 낮아진다.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높인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상당히 선전한 편이다.

다음에는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를 구동해봤다. 이 게임 역시 그래픽 품질을 가장 높은 단계인 '울트라'에 두고 화면 해상도를 1920 x 1080(풀HD급)과 3840 x 2160(4K UHD급)으로 전환해가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축정해봤다.

배틀그라운드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풀HD 해상도에선 평균 60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4K UHD 해상도에선 평균 15프레임 전후를 오가는 수준이라 매끄러운 진행에 무리가 있었다. 그래픽 품질을 '중간'으로 낮추니 4K UHD 해상도에서도 30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그럭저럭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아무래도 이 게임은 풀HD 해상도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파빌리온 580-125kr는 풀HD급 해상도에서 현재 시중에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을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래픽 옵션을 좀 타협한다면 4K UHD급에서도 어느 정도 게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은 된다.

AMD 기반 게이밍 PC의 가능성

2017년 12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HP 파빌리온 파워 580-125kr는 110만원 정도(모니터 미포함)에 팔리고 있다. 이게 좀 비싸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거의 같은 사양으로 윈도우10 정품을 포함한 조립 PC를 구성한다고 해도 가격차이가 의외로 크지 않다. 특히 라데온 RX 580 그래픽카드의 경우는 가상화폐 채굴용으로도 수요가 많은 탓인지, 물건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얼마 있지 않은 신품이 5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을 정도다.

게이밍 데스크탑에 관심이 있지만, A/S 때문에 조립 PC를 사기엔 껄끄러운 사용자, 브랜드 PC를 사고자 하지만 조립PC에 비해 너무 비싸서 고민이 되는 사용자라면 적당한 가격과 사양의 HP 파빌리온 580-125kr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현재 게이밍 PC 시장은 인텔 CPU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가 조합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렇게 AMD CPU + 그래픽카드 조합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는 제품이 꾸준히 나와준다면 향후 시장의 판도는 달라질 지도 모를 일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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