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는 분노 욕구에 의해 자신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느닷없이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증상이다.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2016년 이런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4937명에서 5920명으로 19.9% 증가했다. 2015년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조사를 보면 성인 절반 이상이 분노 조절이 잘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각종 충돌, 운전 도중 발생하는 돌발행동만 봐도 분노조절장애가 일상화됐음을 알 수 있다.
▷분노는 본능적인 감정이다. 누군가는 인간의 탄생 자체가 분노로 가득한 사건이라고 말한다. 안온한 엄마의 자궁 속에서 예측불허의 세상으로 쫓겨나는 것이니,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아기의 첫울음은 분노의 절규가 아닐 수 없다. 그 인간적인 감정도 잘 조절하지 못하면 병이 된다. 분노를 평소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억압된 분노는 언젠가 분노조절장애를 일으키고 끝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광표 논설위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