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에게 꿈을 묻다]<8> 스키점프 ‘22세 여제’ 다카나시 사라
다카나시 사라가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1차 월드컵 경기를 마친 뒤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인형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릴레함메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실패가 바꾼 다카나시의 스키점프 인생
“여기까지 여자 스키점프를 이끌어 온 선배들에게 보은하기 위해서라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
1972년 겨울올림픽이 열린 일본 삿포로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의 가미카와에서 태어난 다카나시는 8세에 스키점프를 시작했다. 어려서 발레, 피아노를 배웠던 다카나시는 스키점프 선수 출신인 아버지(히로나리)와 오빠(간타)를 따라 운동을 시작했다.
16세이던 2012년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 다카나시는 여자 스키점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도입된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0순위로 꼽혔다.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의 세라 헨드릭슨이 당시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다카나시는 2차 시기에서 실수를 하며 4위로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아픔은 교훈으로 바뀌었다. 이후 다카나시는 대회 때마다 점프대의 각도를 비롯해 심지어 화장실 위치까지 경기장 시설을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소치 올림픽을 통해 대회 전에 경기장을 내 몸의 일부로 만들어 둬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비디오 분석의 중요성도 새삼 깨달았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코치와 비디오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는 것은 물론이고 아버지에게도 영상을 전송해 이전과 차이가 없는지 확인한다. 키 152cm인 그는 최고의 점프를 위해 체지방률 13%를 유지하는 데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 소치 올림픽 3대 미녀 “선수촌 가장 기대”
다카나시 사라가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1차 월드컵 경기를 마친 뒤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인형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릴레함메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노르웨이 1차 월드컵에도 다카나시의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본 취재진 20여 명이 대회 현장에 모여들었다. 이날 다카나시는 4위로 시상대에 서지 못했지만 일본 및 현지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가장 늦게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한편 AFP통신은 소치 대회를 앞두고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알파인스키의 미케일라 시프린과 함께 다카나시를 3대 미녀로 선정하기도 했다. 일본 내의 인기도 피겨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의 전성기를 떠올릴 정도다.
그는 평창에서 가장 기대되는 곳으로 선수촌을 꼽았다. 다카나시는 그곳에서 전 세계의 축제를 누리게 된다. “평창에 이어 2022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니 아시아 선수들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평창에선 꼭 경기를 즐기고 싶어요”라며 다시 한 번 각오를 새겼다.
△생년월일: 1996년 10월 8일(일본 홋카이도 가미카와)
△신장/체중: 152cm/45kg
△올림픽 성적: 2014 소치 겨울올림픽 4위
△세계선수권: 금 1, 은 1, 동메달 3
△월드컵 성적: 스키점프 여자 최다 우승 53회(남자 최다 기록 보유자인 오스트리아의 그레고어 슐리렌차워와 동률)
△개인 기록: 141m(2011년 1월 일본 삿포로)
△소중한 물건: 담요(대회 기간 심리적인 안정에 도움을 줘서)
릴레함메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