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가 올해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로 꼽힌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는 드론 등 취미생활을 위한 고가 용품과 ‘스타일러’와 같은 환경 가전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1]DJI의 드론 ‘매빅’ [2]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3]고프로의 액션캠 ‘히어로’ [4]95만 원짜리 역삼륜 전동 킥보드. 이베이코리아 제공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인터넷 사용 환경에 노출돼 정보기술(IT) 활용에 능통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취업난에 시달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3일 광고회사 HS애드는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120억 건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일컫는 신조어 ‘가심비’가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언급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심비는 2016년 하반기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올해 쇼핑 트렌드로 ‘자기만족을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소비’를 꼽았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개인의 욕구가 크게 반영된 소비, 당장 만족도가 뚜렷하게 느껴지는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여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베이코리아의 카테고리매니저(CM)들은 공통적으로 고가 취미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해 취미생활을 위한 용품들의 매출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G마켓에서 ‘헬리캠·드론’ 카테고리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406% 증가했다. 신체나 장비 등에 부착한 상태에서 촬영하는 작은 캠코더인 ‘액션캠’은 지난해 판매량이 28% 늘었다. 최근 3년 내 드론과 액션캠의 객단가(1인당 구매액)는 연평균 15%씩 증가했다.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도 늘면서 ‘전동 킥보드’ 또한 매출이 54% 늘어났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중국 드론 브랜드 DJI 등 100만 원이 넘는 고가 드론을 찾는 수요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소비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졌었다. 올해엔 좀 더 대중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패션 부문에서는 화려한 색감과 장식이 있는 제품과 더불어 브랜드 간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이 올해도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패션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과 뉴욕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의 만남이었다. 딱딱한 느낌의 명품 브랜드에 쿨한 이미지를 더한 전략이 통하면서 젊은이들은 매장 앞 노숙까지 감행하며 제품을 구매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되팔기 열풍이 생길 만큼 파격적인 브랜드 협업 상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해도 각광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