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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숙명여대]아프리카-유럽으로 교류 확대… 해외 한국학 연구 거점으로 우뚝

입력 | 2018-01-05 03:00:00

숙명의 글로벌 역량




캄보디아 프놈펜왕립대에 다니는 예이 라츠나 씨(23·여)는 지난해 12월 숙명여대에서 실시한 ‘유네스코-유니트윈 국제ICT(정보통신기술) 경진대회’에 참가해 팀원과 함께 대상을 탔다. 예이 씨 팀은 토양 습도와 태양 조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물 공급 모터와 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를 작동시키는 장치를 고안했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숙명여대에서 3D프린팅, 조별 멘토링 강의를 들으며 배운 지식을 응용했다. 예이 씨는 “경진대회에 참여하면서 첨단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진대회에서는 거리 감지 센서가 달린 선풍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물 감지 지팡이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을 둔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경진대회에 참여한 캄보디아 라이프대의 떽 리티다 씨(18·여)는 “유니트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까지 내가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도 못 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유네스코-유니트윈 프로그램’은 세계 고등교육기관 간 지식 공유와 연구교류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분야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다. 교육부 지원으로 숙명여대가 주관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총 7개 국가 11개 대학이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ICT 및 리더십 교육을 통한 여성 역량 강화’를 주제로 지난 2년간 동남아시아 대학들의 현지교육을 담당했다. 이번에 열린 국제ICT 경진대회도 유네스코-유니트윈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올해 창학 112주년을 맞은 숙명여대의 글로벌 교육 역량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11년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시행하는 KF 글로벌 이스쿨 사업 참여가 그 증거다. 숙명여대는 국내 ICT와 이러닝 기술력을 활용해 한국학 관련 실시간 화상강의를 해외 대학에 제공하고 있다. 이스쿨 우수 수강생을 국내에 초청해 한국문화 체험 기회도 준다. 지난해 교류 학생만 6개교 535명이었다.

이형진 숙명여대 대외협력처장은 “글로벌 이스쿨을 통해 이라크 아르빌대는 한국학 연구센터를 설치했다. 베트남 하노이대학은 한국-베트남 문화교류센터를 설치해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는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던 교류 대학을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대학과 협력도 강화해 숙명여대를 해외 한국학 연구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스쿨 운영으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국학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해외 한국학 연구의 학문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숙명여대는 57개국 359개교의 해외 자매대학과 학생 및 학술교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여름·겨울방학 기간 실시하는 숙명국제여름학교(SISS)와 겨울단기교환프로그램(WBBP)을 통해 해외 자매학교 학생들이 숙명여대에 방문해 한국의 언어와 문화, 경제 등을 배우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학생의 해외 역량 신장에도 숙명여대는 앞장서고 있다. ‘복수학위 제도’는 국내 대학 중 숙명여대가 최초로 실시한 제도다. 협약 대학과 숙명여대에서 각각 2년씩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양쪽 학교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지난해 협약 대학은 일본 리쓰메이칸대, 중국 우한대, 미국 일리노이공대 등이다.

이 외에도 ‘숙명 글로벌 탐방단’은 숙명여대의 대표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999명을 해외에 파견했다. 학과 주도 국제 교류 프로그램은 목적 수립과 시행계획, 실행 등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이끈다는 점에서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의 월트디즈니 월드 인턴십 등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취업 시장을 노리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업무 역량도 돕고 있다.

숙명여대는 ‘글로벌 라운지’를 통해 외국 학생과 재학생의 국제교류 활동도 장려하고 있다. 영어 말하기 집중 프로그램과 제2언어 튜터 프로그램은 숙명여대에서 재학 중인 외국 학생과 재학생을 1대1로 연결시켜 영어와 제2외국어 공부를 돕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