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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정수 대신 이기는 수

입력 | 2018-01-05 03:00:00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리
1국 13보(176∼195)




백 76을 보고 프로기사들은 실소를 터뜨렸다. 안전운행도 이 정도면 병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참고 1도를 보자. 백 1, 3으로 흑 한 점을 선수로 잡고 5를 두면 백 우세가 확실하다. 우하 귀는 흑 6, 8이 맥이지만 백 11까지 흑의 수가 많이 부족해 수상전이 되지 않는다.

흑 81을 교환하고 83으로 막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백 84로 한 점 잡으면 흑이 끊어둔 81이 악수가 되기 때문이다.

백 90으로는 먼저 참고 2도 백 1을 선수해야 했다. 실전처럼 진행된 뒤 참고 2도 백 1을 두면 경우에 따라 흑이 안 받을 수 있다. 백 92도 작은 곳. 끝내기에서 백이 너무 물러서는 바람에 형세는 점점 미세해지고 있다.

알파고는 끝내기에서 인간 프로기사라면 하지 않을 실수를 연속 저지르고 있다. 왜일까. 분명 실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이기도록 프로그램 된 알파고한테 정수는 없다. 이기는 수만 있을 뿐이다. 조금 손해를 봐도 이길 수 있다면 서슴없이 두기 때문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