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D-35]4만명 모이는 축제 테러 대비 올림픽스타디움 등에 4대 도입… 세균-바이러스 실시간 감지 경보
질병관리본부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2월 9일부터 3월 18일까지 올림픽 스타디움과 마운틴 클러스터, 강릉 아이스아레나 등에 세균과 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있는 ‘바이오워치’를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바이오워치는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 축구대회’에 처음 도입됐다.
바이오워치는 공기 중 생물 입자의 크기가 지름 1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만 돼도 감지할 수 있다. 생물 입자의 산란(散亂) 패턴을 인식해 일정량 이상 떠다닌다고 판단되면 이를 자동 수집하는 방식이다. 감지 결과는 테러대응반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담당자가 수동으로 장비를 열어보고 세균 감지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미국의 장비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장비 개발 등에 5억6000만 원이 들었다.
만약 검출된 생물 입자가 탄저균 등 테러에 이용되는 병원체일 경우 피해 범위를 확인해 잠재적 감염자에게 항생제 투여 등 즉각 응급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탄저균을 들이마시면 하루 뒤부터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5∼20% 패혈성 쇼크를 일으켜 숨질 수 있다. 초기에 항생제나 백신을 맞으면 생존율이 올라간다. 감염자가 세균을 다시 전파할 가능성은 낮다. 2001년 9월 미국에선 탄저균 우편 테러에 22명이 감염돼 5명이 숨졌다.
다만 전파 방해와 오(誤)경보는 생물 테러를 원천봉쇄하는 데 걸림돌이다. 대규모 행사장에선 ‘드론 테러’ 등을 막기 위해 전파 방해 장치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무선 장비인 바이오워치의 신호마저 차단될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유선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몸에 해롭지 않은 생물 입자를 대량 포착해도 경보가 울리는 점은 보완해야 할 대목이다. U20 월드컵 때는 모두 6차례 경보가 울렸다. 모두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간 휴식시간에 관중이 한꺼번에 이동하거나 흡연으로 공기가 탁해진 게 원인이었다. 김주심 질병관리본부 생물테러대응과장은 “현지 기후와 돌발 상황에 대비해 훈련해왔고, 오작동을 막기 위한 장비 보완도 마친 상태”라고 자신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