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10∼20%가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보다 기억력 저하 덜해
치매는 뇌가 손상돼 기억력을 비롯해 여러 인지 능력에 손상이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미국정신의학회가 발간하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의 가장 최근 판인 DSM-5는 치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학습, 기억, 언어 등 여러 인지적 능력이 저하되는) 신경인지장애’로 폭넓게 표현하고 있다.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떠올릴 정도로,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대명사로 꼽힌다. 나라별로 치매 인구의 50∼80%를 차지하는 병이기도 하다. 치료나 연구 역시 알츠하이머에 집중돼 있다.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나 혼란을 느끼는 등 전형적인 치매 증상을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은 다시 두 부류로 나뉜다. 아직 원인을 모르는 후천적, 산발적 알츠하이머와 유전적 원인에 따른 알츠하이머다.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은 산발적 알츠하이머이고 유전적 알츠하이머는 전체의 5% 미만이다.
특이하게도 한국 등 아시아에서는 과거에 유독 혈관성 치매의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이는 자기공명영상(MRI) 등 뇌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밀한 영상 장비를 많이 활용해 혈관 이상이 많이 발견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관성 치매 비율이 떨어지고 서양과 비슷하게 알츠하이머병 비중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환경 문제나 습관이 일으키는 치매도 최근 연구되고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등이 2016∼2017년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는 코 점막을 통해 바로 뇌 후각신경으로 들어가 아밀로이드 노폐물을 엉기게 할 수 있다. 또 폐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뇌를 파괴할 수 있는 면역활성물질을 과도하게 분비토록 해 치매 발생률을 높인다. 흡연 역시 혈관성 치매 유발 가능성을 높이는 습관으로 꼽히고 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