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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플러스]지식으로 무장한 통섭적 이해력 갖춘 융합형 인재 인기

입력 | 2018-01-08 03:00:00

지식반감기 시대 성공전략…국립 한국방송통신대를 다시 찾는 사람들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의 지원자 분석결과 4년제 학사학위를 가진 지원자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대의 지난 2013년 편입학 지원자 중 학사학위 소지자 비율은 29.5%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43.1%로 5년 만에 13.6%나 증가했다. 또한, 올해 방송대를 지원한 편입생 2만6352명 중 약 17%에 달하는 4491명은 방송대를 졸업하고 다시 방송대를 찾았다.

이처럼 대학을 다시 찾는 이유는 사회의 발전 속도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유용성은 떨어진 반면, 라이프 스타일은 첨단의 정점을 향하면서 삶의 곳곳에서 배웠던 사실과 실제가 다른 괴리현상이 속출하고 있는 것과 유관하다. 마치 동위원소가 원래가지고 있던 성질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잃어버리는 것과 같이 배움도 그 유용성이 떨어지는 ‘지식 반감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 얼마 전까지 학사학위는 소위 ‘배운 사람’을 일컫는 사회적 지표가 됐지만, 대학에서 배운 지식의 유효기한이 짧아지면서 평생학습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오히려 지금은 ‘배운 사람’보다 “배우는 사람”이 더 우수한 인재로 평가 받는 실정이다.



방송대, 통섭·융합형 인재의 산실


국내 대형 통신회사의 인적자원(HRD)부서에서 일하는 김형수(47·사진)씨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이미 전자공학 학사와 정보통신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지난 2014년 방송대 교육학과에 입학해 올해 학위를 취득했다. 학부에서 배우지 못한 교육학에 대한 이해가 재직 부서의 특성상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방송대와 함께 시작했다. 올해 다시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와 대학원 평생교육학과에 문을 두드린 그는 동영상과 평생교육 테마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재 그의 꿈은 인지 및 뇌과학,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교육 콘텐츠를 대중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 영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김씨는 “기술 발전 속도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필요하지만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제약이 많다”며, “방송대는 수준 높은 강의를 30만원대 등록금으로 배울 수 있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최고의 배움터”라고 귀띔한다.

방송대 정보통계학과를 졸업한 김인권(33·사진)씨는 지난해 문화교양학과에 편입해 ‘생애 2번째 학사학위’에 도전 중이다. 그가 방송대를 다시 찾은 이유는 게임개발자를 양성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뛰어난 프로그래밍 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요구하던 기업들이 소설에 비견되는 시나리오 역량을 갖춘 게임 개발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달라진 채용 시장에선 인문지식까지 필요하다”고 전한다.

현재 그는 게임개발자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아카데미 학생들이 역사와 문화예술, 철학 등 인문학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게임의 세계관 구성부터 프로그램 개발까지 가능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김씨는 “방송대 정보통계학과에서 배운 지식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됐다”며, “문화교양학과에서 시작된 두 번째 대학생활을 통해 얻는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은 게임 개발자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으로 회귀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현대 사회에서 쉼 없는 새로운 지식 습득과 통섭이 얼마나 중요한지 방증해준다. 고도의 지식은 단순히 책 한권을 읽는 정도의 노력으로는 도달하기 어렵다. 깊이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대학은 그런 의미에서 ‘지식 반감기 시대’를 해쳐나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혜안을 제시해 준다. 특히 45년 전통의 학풍을 지켜온 방송대는 디지털 학습시스템 도입으로 열린 배움터로서 역할을 그간 성공적으로 해왔다.

김외숙 총장직무대리는 “통섭, 융합, 다양성이 요구되는 지식사회에서 방송대는 큰 제약 없이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원격 고등교육기관”이라며, “수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방송대 학위 취득은 포트폴리오가 남다른 블루오션이자 미래자산”이라 말했다.


한편, 방송대는 인문·사회·자연·교육과학 4개 단과대학별로 2018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신입생은 21개 학과에서 5만9590명, 편입생(2·3학년)은 이번 학기 신설된 사회복지학과를 비롯한 23개 학과에서 6만174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방송대의 선취업·후진학 학사학위과정으로 100% 온라인 수강이 가능한 프라임칼리지도 금융·서비스학부와 첨단공학부에서 각각 신입생 2000명과 편입생(2·3학년)3684명을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9일까지며, 추가모집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강동영전문기자 kdy18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