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인천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의 내용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소년법 개정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인천 여고생 집단폭행의 엄정한 수사를 원합니다”, “소년법 개정 청원”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미성년자 처벌 강화 좀 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저번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때 이슈가 되었지만 그다지 변화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이번 인천 폭행사건을 보시라. 그 게 학생들이 할 짓인가. 얼마나 이 나라 법을 우습게보면 그렇게 행동하겠나”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나라에서 청소년이 저런 짓을 한다는 건 법을 이미 다 알고 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상황 판단을 하고 있는 아이들인데 언제까지 솜 방방이 처벌을 할 것인가. 이제는 법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약 40만 명의 누리꾼이 ‘소년법 개정 청원’에 추천 의견을 보내자 청와대는 소셜미디어 홍보 영상물인 ‘친절한 청와대’를 통해 답변을 내놨다.
영상에서 청와대 수석들은 소년법 개정 혹은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엄벌하라는 국민의 요청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아주 단순하게 한 방에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오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는 범죄 예방이 필요한데 예방은 감옥에 넣는 것보다 더 어려운 문제”라면서 “진짜 해결방법은 소년법에 있는 10가지 보호처분을 활성화시키고 실질화 시키고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보호처분의 문제, 피해자 보호의 문제 등 보다 적은 덩어리의 과제에 대해 2~3년 집중해서 노력하면 분명히 나아지는 일이 있다”면서 “여기에 대해 정부가 약속을 지키고 꾸준히 일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