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새 가임여성 108만명 감소… 저출산 한국 구조적 악순환 시작
1987년생 황은영(가명·31) 씨는 ‘화려한 솔로’를 꿈꾼다. 외국어고등학교와 명문대를 나온 은영 씨는 대기업 정규직이다. 은영 씨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할 수도 있지만 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결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작 5년 차이에도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는 이렇게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더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인구수다. 지난해 말 현재 82년생 여성 인구는 40만5000여 명이다. 반면 87년생 여성 인구는 30만1000여 명으로 5년 만에 10만여 명이 줄었다.
한국에 첫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의 자녀로 또 한 번 베이비붐을 일으킨 1979∼1985년 이후 여성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가임 여성(만 15∼49세) 인구가 2006년 1361만5000명에서 지난해 1253만8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11년 만에 약 108만 명이 줄어든 것이다. 가임 여성이 줄면 출산율이 늘어난다 해도 출생아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저출산의 악순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