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잎갈나무
개잎갈나무는 ‘신의 나무’다. 성경에서는 성전을 짓는데 쓰였다는 내용도 있다.
개잎갈나무의 한자는 백향목(柏香木)이다. 한글 ‘성경’에는 백향목으로 번역했다. 2005년 2월 레바논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암살된 뒤 시민혁명이 성공하자 언론에서 이 혁명을 ‘백향목혁명’이라고 불렀다. 레바논의 개잎갈나무는 ‘레바논시더’라 부른다. 레바논은 국기의 문양에서 보듯이 개잎갈나무를 ‘신목(神木)’으로 여긴다. 개잎갈나무의 학명에 등장하는 ‘데오다라(deodara)’도 신목을 뜻한다. 레바논에는 수령 5000년의 개잎갈나무가 살고 있다. 성경에는 개잎갈나무가 힘 영광 평강을 상징하는 축복받는 나무로 등장한다. 솔로몬왕은 궁전과 모리아(Moriah)산 위에 성전을 세울 때 개잎갈나무를 사용했다.
개잎갈나무는 1970년대까지 가로수, 정원수로 활용돼 국내 도시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도시의 발달, 나무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소나무처럼 뿌리를 곧게 아래로 내리지 않고 옆으로 뻗는다. 태풍에 쓰러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2003년 ‘매미’ 태풍이 발생했을 때 큰 수난을 겪었다. 또 가지를 많이 만들고 옆으로 길게 뻗어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 이런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가로수, 정원수로 심은 사례가 많다. 본래 나무 특성을 잘 살려 심은 사례는 많지 않다. 가지가 잘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나무의 성질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억지로 성장을 조장하는 것은 생명체에 대한 ‘테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