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모, 11일 연주회 앞두고 회견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나탄 밀스타인의 ‘파가니니아나’를 연주하고 있다. 금호아트홀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3)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곡씩 연주를 마칠 때마다 씩 미소를 지어 보였다. 2015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의 첫 한국인 우승자다운 여유랄까. 나탄 밀스타인(1904∼1992)의 ‘파가니니아나’와 요한 할보르센(1864∼1935)이 편곡한 헨델의 ‘파사칼리아’는 무대를 꽉 채우다 못해 넘쳐흘렀다.
“일곱 살 때 이모가 선물해 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앨범을 듣고 언젠간 이렇게 연주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후로 파가니니가 어렵고 기교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피하고 싶은 적은 없었어요. 바이올린에서 그런 소리가 가능하다는 걸 처음 알게 해준 곡이었고, 그래서 바이올린을 더 열심히 연마해야 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던 양인모는 지난해 12월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학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같은 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다닌다. 빠듯한 일정 탓에 국내 무대를 잡기 힘들어 ‘굴착기로 파도 일정이 안 나오는 (상상 속) 2D 캐릭터’란 국내 팬들의 하소연이 나올 정도다.
“학교 때문에 안타깝지만 계속 연주 제의를 거절해왔어요. 이번에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덕분에 한국에 자주 올 수 있어 기쁩니다. 이 자리에서 약속 하나 할게요. 이달 말까지 웹사이트를 열어 연주 정보를 공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도 부지런히 관리하겠습니다.”
양인모는 11일 금호아트홀에선 파울 힌데미트(1895∼1963)의 소나타 등을 들려줄 계획이다. 5월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연주에 이어 6월과 9월, 11월에도 무대에 오른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부터 해마다 30세 이하 연주자를 상주음악가로 발탁해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