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가 직접 줄거리를 지은 동화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민중 사이에서 전래되어 온 구전동화를 수집한 뒤 프랑스 옛 도시나 성, 자연 배경을 섞어 생생한 묘사를 더한 점이 사랑을 받았죠. 그런 페로의 동화는 21세기에도 동화책과 애니메이션, 게임 소재로 사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선 음악작품 소재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원 제목은 잠자는 미녀)’, 로시니의 오페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버르토크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 등이 페로의 동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인기곡입니다. 라벨의 피아노모음곡 ‘어미 거위’도 페로 동화집 부제목에서 제목을 가져왔죠. ‘빨간 모자’나 ‘장화 신은 고양이’는 없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죠? 어린 시절 친숙했던 이 친구들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새해, ‘또 한 살 먹었어’라고 한숨만 쉴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나눠줄 수 있는 지혜는 늘어난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됩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