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포커스] 간 건강
간의 상태를 증상으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평소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축적되면 발생하는 지방간은 특히 음주를 즐겨하는 직장인들이 조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간 수치 정상이라도 안심 금물
간은 알코올을 포함해 우리가 섭취하는 각종 음식물을 분해하고 영양소를 저장, 가공하는 역할을 한다. 또 에너지 대사, 살균 작용, 면역체계 유지 등 500여 가지에 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간이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일부가 손상돼도 기능이 가능하도록 간에는 여러 예비 장치들이 비축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예비 장치들 때문에 정작 간에 심각한 이상이 생겨도 이를 감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간은 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고 50% 이상 훼손되더라도 통증, 불편이 없고 기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에 이상 증상이 뚜렷하게 감지될 무렵에는 이미 장기 대부분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후다.
간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금물이다. 간에 염증이 생기거나 간세포가 많이 파괴되면 혈액 속의 아미노전이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AST 및 alanine aminotransferase·ALT) 수치가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토대로 간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간 수치 검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무조건 간이 정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간이 50%까지 상당 부분 손상됐더라도 간 수치는 정상일 수 있기 때문. 간경변증, 만성 비활동성 간염 등 만성적 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간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나쁜 식습관이 지방간 발병 위험 높여
간 손상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과 질환 중에서도 특히 한국인들이 유의해야 하는 것이 지방간이다. 지방간은 간 내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된 것을 말한다. 알코올과 탄수화물, 당분 등을 과다 섭취한 경우에 발생한다. 과도한 음주로 발병하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염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다. 권소영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 장애는 사람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도가 다르고 일률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반적으로는 알코올의 양과 기간이 밀접한 연관이 있고 간헐적인 음주보다 지속적인 음주가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조심해야 한다.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특히 쌀,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식습관을 가진 한국인에게 발병률이 높다. 식사 후 당분이 많이 함유된 디저트나 시럽, 설탕을 넣은 커피를 즐기는 습관이 있다면 더욱 지방간에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2012년 약 2만1000여 명이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6년 3만6000여 명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평소 주기적인 점검과 습관 중요해
간의 상태를 증상으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평소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간은 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지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기능이 저하될 경우 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초기 증상이 있다. 이보다 심해지면 소변이 진한 황색이나 다갈색으로 변하거나 입 냄새가 심해지고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게 된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증상이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간을 보다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개선하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신경 쓸 것은 건강한 식습관이다. 과도한 탄수화물, 당분, 기름진 육류의 섭취는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특히 설탕, 꿀, 액상과당 등 당분 함유 음식과 정제된 쌀, 밀가루 등의 탄수화물은 하루 권장량의 55∼70% 이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삼겹살, 치킨 등 기름진 육류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간을 해칠 수 있다.
음주 습관 조절도 중요하다. 국민건강지침에서는 막걸리 2홉(360cc), 소주 2잔(100cc), 맥주 3컵(600cc), 포도주 2잔(240cc), 양주 2잔(60cc) 정도를 위험도가 적은 음주량으로 정하고 있다. 이보다 더 마시면 과음에 해당하며 이 경우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부득이하게 술을 많이 마신 경우에는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 후 적어도 48시간은 금주를 해 간이 회복할 시간을 줘야 한다.
간 기능 개선제 복용도 도움
보다 적극적으로 간을 관리하고 싶다면 간 기능 개선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웅제약 우루사는 UDCA등 간 기능 개선에 효능을 인정받은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이다. 대웅제약 제공
간에 콜레스테롤 유입을 막고 담즙산을 통해 콜레스테롤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등 조절 작용을 통해 간 내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항산화 작용으로 섬유화를 지연시키고 간 기능 수치를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밖에도 음주로 인한 체내 에탄올 및 대사체인 아세트알데히드로부터 간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체내 담즙산의 UDCA 비율은 3% 정도로, 외부 섭취로 그 비율을 높여주면 면역력 증가와 간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또 다른 간 기능 개선 성분인 실리마린도 간세포 파괴를 막는 데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실리마린은 위산 분비 억제 및 위 점막 보호를 돕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막아 위장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UDCA를 함유한 대표적인 간 기능 개선제인 대웅제약 우루사는 임상시험을 통해 UDCA의 효능을 밝힌 바 있다. SCI급 국제임상저널 ‘IJCP(The 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Practice)’에 2016년 수록된 ‘대웅 우루사의 간 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 증상 개선’ 논문에 따르면 우루사를 8주간 복용한 간 기능 장애 환자 중 80%가 피로 개선 효과가 있었으며 간 효소 수치가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루사는 UDCA 성분 외에도 피로해소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 B2를 함유하고 있어 만성 간 질환자의 간 기능 개선, 간 기능 저하로 인한 전신 권태, 육체 피로 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장기간 복용해도 내성이 없으며 꾸준히 섭취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