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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실험실 내주는 학교… 규제 완화 팔걷는 정부

입력 | 2018-01-10 03:00:00

[3만 혁신기업이 3만달러 한국 이끈다]‘스타트업 키우기’ 지원사격 탄탄




일본의 스타트업들은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명문대와 인재를 수혈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이들 대학의 수업 현장을 찾는 것은 흔한 일이다.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이 핵심 기술과 비전을 학생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창업과 스타트업 참여를 독려한다.

대기업 위주의 취업설명회가 이어지는 한국 대학 캠퍼스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학은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의 출입을 반긴다. 몇몇 스타트업의 직원들은 각 대학 이공계 교수들의 실험실을 드나들며 대학을 혁신기술 연구 거점으로 활용한다. 도쿄대는 아예 일본 최대 창업 지원 거점을 목표로 삼았다. 이 학교는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한 교내 인큐베이팅 시설을 2019년까지 1만 m²로 늘릴 예정이다. 2015년 기준 도쿄대가 만들어낸 벤처기업만 약 280개로 시가총액은 1조 엔을 넘었다. 기업공개(IPO)한 회사만 16개에 이른다. 교토대는 지정 국립대들의 연구 성과를 공유해 회사 설립을 지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사격도 탄탄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대학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토지 및 자산 활용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산업 현장에 필요한 박사급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탁월 대학원’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연구개발형 벤처 지원 프로그램은 일본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핵심 기술 발굴부터 사업화까지 책임지는 프로그램이다. 연구개발형 벤처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28억7000만 엔(약 270억 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프리퍼드네트워크스도 창업 초기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은행과 벤처캐피털도 단순 투자를 넘어 거래처 알선 등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테라그룹이 처음 전기스쿠터 사업을 시작할 때 거래 은행이던 미즈호 은행은 빅카메라 등 대형 전자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직접 영업에 나섰다. 은행은 기존 거래처와 스타트업 매칭에 적극 나서며 자금 이동은 물론이고 스타트업 밸류업으로 인한 이익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도쿄=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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