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첫째, 콜더가 모지스의 작품을 만나는 장면이다. 모지스가 유명한 화가가 되고 싶어 그림을 시작했던 것 같지는 않다. 작품이 콜더와 같은 사람의 눈에 띄지 않았다면, 평생 취미로 그림을 그렸을지 모른다. 처음 5달러 정도였던 작품은 후에 8000달러에서 1만 달러에 팔렸고, 2006년 한 경매에서는 무려 12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콜더처럼 내 재능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노력만으로 성취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콜더가 후식폴스를 지나다가 그 잡화점을 들르지 않았다면…’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모지스가 작품을 잡화점에 걸어 놓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삶이나 직장에서 콜더와 같은 사람을 만날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재능을 남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소셜미디어는 그런 표현의 장을 열어 놓고 있다.
둘째, 1953년 12월 ‘타임’지 표지 모델은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였다. 100세 생일에는 뉴욕시가 ‘모지스 할머니의 날’을 선포했다. 모지스의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면서 화단과 평단에서는 그를 외면했다. 당시 미국 화단이 중시하던 추상표현주의가 아닌 소박하고 따뜻한 모지스의 작품이 가장 미국적인 그림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시기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화단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성공하게 되면 견제와 질시가 따르게 되어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 성공이란 자신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며 제한적인 운이 큰 영향을 미친다. 운이 내게로 다가와 성공을 맛보는 순간이 있는데 승진이나 사업 성공의 상당수가 그렇다. 사회심리학에서는 기본적 귀인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는 개념이 있다. 타인의 성공에 대해서는 운이 좋아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반면,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는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뜻한다. 나의 성공을 주변 사람들은 노력보다 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성공했을 때 왜 겸손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모지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을 때 말이에요.” 올해에는 그동안 생각만 하던 것을 시작해보고 싶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