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질문한 기자에 회견뒤 수백개 악플 당초 경제질문 4개 받기로 했는데 외신서 北문제 집중… 경제 1개뿐
“담담하게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너무 예민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부 열성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인들이) 많은 댓글을 받는 게 조금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은 제도 언론의 비판뿐 아니라 인터넷, 문자, 댓글을 통해 많은 공격을 받기도 하고 비판을 받아 왔다. 대한민국에서 아마 저보다 그런 악플, 비난을 많이 당한 정치인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현장에서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이른바 ‘백악관 방식’으로 이뤄졌다. 진행을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이 손으로 지명하고, 눈을 마지막으로 맞춘 기자에게 질문권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200여 명의 기자가 앞다퉈 손을 들자 문 대통령은 간혹 난감한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손에 들며 질문권을 달라고 한 기자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방금 (질문자) 바로 옆자리, 아까 제가 그렇게 지목을 하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며 질문자를 가리키기도 했다.
사전 질문지 없이 진행되다 보니 문 대통령이 문답 과정에서 되묻는 경우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질문을 하나만 선택해서 다시 해달라” “질문의 요지가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2기 청와대 및 내각 구성에 관한 질문에는 “질문이 뜻밖이다. 아직 아무런 생각이 없는 문제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당초 “정치·외교 분야 6개, 경제·민생 분야 4개, 평창 올림픽을 포함한 사회·문화 분야 2개의 질문을 받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경제 분야 질문 시간에 외신 기자들이 남북문제를 묻는 등 정치·외교 분야에 질문이 집중되면서 경제 분야 질문은 최저임금 관련 하나밖에 없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