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대북 확성기방송 중단 우선 요구할듯

입력 | 2018-01-11 03:00:00

3년 만의 군사회담 언제 어떻게
평창 평화-민족끼리 명분 내세워… 한미 군사훈련 중단 집중공세 예상
軍, 다음 주 실무회담 제의할듯
통일부 “이번 주내 평창회담 개최 기대”




EU, ‘남북대화 환영’ 이례적 한글 성명 9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고위대표가 발표한 ‘남북대화 환영’ 한글 성명. EU는 상대국을 예우해야 하는 중요 사안의 경우 이례적으로 해당국 언어를 사용하곤 한다. 사진 출처 EU 대외관계청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군사회담이 3년여 만에 열리면 북한은 ‘대남 군사카드’를 모두 꺼내 남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빌미로 긴장 고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해 기선을 제압하는 협상전술을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우선 ‘최고 존엄’(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즉각 중단을 ‘0순위’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 중지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평창 올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 군사훈련을 아예 중단 또는 취소할 것과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금지도 요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올림픽 평화 무드와 ‘민족끼리’를 앞세워 한미 군사 공조를 흔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도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 때 제기한 서해 NLL과 북측 서해경비계선(NLL 이남 수역) 사이 해상을 공동어로구역 및 서해평화협력수역으로 설정하는 것을 재차 요구할 수 있다는 것. 당시 우리 정부는 NLL 기준 등거리·등면적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북한이 거부했다.

군 당국은 회담의 격(格)과 의제, 시기 및 장소 등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군사실무회담(대령급)을 열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방문단의 육로 통행 및 신변 보장 문제를 협의한 뒤 고위급(장성급) 회담을 개최해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를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일각에선 군이 내주 중 전화통지문으로 북측에 실무회담을 제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가 먼저 (회담을) 제의하는 것이 좋은지, 제의를 기다리는 것이 좋은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평창 올림픽 참가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과 관련해 “이번 주에 실무회담을 진행했으면 한다. 북측과 문서 교환 방식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에 (회담 개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평창 관련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되고 있으며 다음 주 정부합동지원단이 출범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8시와 오후 3시에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점검하기 위한 (남북 간) 시험 통신을 정상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