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주세요.”(B 씨·28·강원)
청년들은 일자리를 늘리기보단 질을 높이는 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전국 18∼34세 청년 1600명에게 ‘선호하는 청년 고용정책’을 물었다. 그 결과 일자리의 질을 높여 달라는 답변이 57.3%(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일자리를 늘리거나(42.8%)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31.7%)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여 달라(30.4%)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좋은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믿는 청년은 많지 않았다. 부모 세대보다 괜찮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은 53.6%로 절반을 약간 넘었다. 기업이 능력 중심으로 채용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준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43.2%에 불과했다. 지원자가 성별과 무관하게 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응답은 33.0%였다.
이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중복 응답)로 ‘청년의 고용과 삶을 연구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총괄기관’을 꼽은 응답이 90.8%로 가장 많았다. 청년 지원을 위한 별도의 법률 제정(89.3%)과 청년 특화 고용지원센터 설립(87.9%)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기존 고용정책에 청년을 포함시키는 게 아니라 청년만을 위한 특화된 제도와 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송민선 고용부 청년고용기획과장은 “청년의 목소리를 더 구체적으로 담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