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연구팀 “치주염 악화… 치석 제거만 해도 예방 가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준범 교수, 한경도 박사는 2012∼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건강한 19세 이상 한국인 1만8382명을 대상으로 나이에 따른 치주염의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은 43세, 여성은 49세에 치주염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를 통틀어보면 평균적으로 46세에 치주염이 악화되는 셈이다.
건강한 한국인이란 당뇨병이나 고혈압, 대사증후군, 비만 등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질환이 있다면 치주염이 더 빨리 올 수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덜 심한(moderate)’ 치주염에서 ‘심한(severe)’ 치주염으로 옮겨가는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기는 46세부터다. 심한 치주염의 경우 40∼44세에서는 10.1%였으나 45∼49세에서는 15.2%로 증가했다. 특히 75세가 넘어가면 심한 치주염이 28.3%로 급증했다.
치주염은 구강 내 치석 및 세균이 잇몸 밑의 치조골에 침투해 치조골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풍치라고도 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잇몸 질환으로 치과를 찾은 외래환자 수는 2014년 1000만 명에 이른다. 대개 잇몸이 붓거나 칫솔질을 하면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으로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특히 눈으로 직접 확인이 힘들어 치과에서 X선 등으로 진단해야 한다.
박 교수는 “치주염은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치과를 방문하면 상태에 따라 치석 제거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하지만 대부분 상태가 악화된 50대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남성은 40대 초반에, 여성은 40대 중반에 치주염 예방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게 좋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남녀 간 치주염 악화 시기가 다른 데 대해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구강 건강에 관심이 많고, 치아 관리를 상대적으로 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주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치석제거(스케일링)다. 박 교수는 “일단 형성된 치석은 칫솔질만으로는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 1년에 1, 2회 정도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전문적인 스케일링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메디신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