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노동개혁 탄력 자금난 등 증명하지 않아도 기업의 구조조정 권한 강화 使측 “명예퇴직으로 줄어든만큼 인턴 등 젊은 인력 정규직 채용” 勞 “비정규직화” “시장 대처” 찬반
프랑스의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임직원 1300명을 명예퇴직 형태로 내보내고, 그 대신 줄어드는 인원만큼 젊은 인력을 새로 정규직으로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PSA 대변인은 9일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하고, 더 새로운 것에 적응을 잘하는 노동력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회사에서 내보내는 수와 충원하는 수는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PSA는 신규 인력 중 400명을 새로 개발된 자동차 모델 공장에 투입할 예정이며, 기존의 인턴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젊은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가을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쉽게 해고하고 쉽게 고용하는 노동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가능해졌다. 이번 달부터 시행되는 이 법에 따라 기업들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증명하지 않아도 쉽게 감원을 단행할 수 있다.
노조도 마냥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강성노조인 프랑스 제2 노동단체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스 위원장은 프랑스 앵포 라디오 인터뷰에서 “PSA가 2016년에 17억 유로의 이익을 봤는데도 정규직을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채워 넣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프랑스 제1노조인 온건 성향의 민주노동총동맹(CFDT)을 비롯해 나머지 노동단체들은 “PSA의 감원 구상은 정리해고가 아니라 명예퇴직이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찬성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앞으로 이 제도가 감원의 도구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여성 의류 소매기업 핌키는 개정 노동법을 적용해 프랑스 내 임직원 1900명 중 208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언론사 르피가로는 행정 기능직 40∼50명을 감원하는 방안을 노조와 협상 중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