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의 실질적 최고 지도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왕세제
아부다비를 이끄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오른쪽)는 이복형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2014년 뇌중풍으로 쓰러진 뒤 이 나라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두바이 에미르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부통령(왼쪽)은 다양한 혁신 정책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 왔다. 사진 출처 더내셔널
하지만 두바이 에미르이며 UAE 부통령 겸 총리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69)보다 덜 유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두바이의 혁신’을 주제로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막툼 부통령과 달리 언론 노출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UAE의 ‘돈줄’인 원유를 아부다비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도 결국 UAE의 실질적인 통치자는 무함마드 왕세제라 할 수 있다. 그는 아부다비 경제개발위원회와 국영투자개발회사인 무바달라의 회장도 맡고 있다.
원전 수주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제로부터 사막 별장에 초대를 받은 적도 있다. 아랍권에서 사막 별장 초대는 아주 특별한 예우다. 이 전 대통령은 사막에서 매 사냥을 함께 즐기는 등 무함마드 왕세제와 우의를 쌓으며 원전 수주와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 아버지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은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33)와 친분이 깊다는 것도 무함마드 왕세제의 강점이다. 두 사람은 탈석유,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의견을 자주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타르 단교 조치, 예멘 후티 반군 공습, 중장기적인 이란 견제의 필요성 같은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한다는 분석이 많다. ‘UAE 왕세제가 도와주면 사우디 원전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UAE 무함마드 왕세제는 자국의 군사력 못지않게 정보력을 키우는 데도 관심이 많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UAE는 최근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용병업체인 ‘블랙워터’ 관계자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채용해 자국의 정보요원들을 양성하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전문매체인 ‘알 모니터’는 UAE가 워싱턴 외교가 등에서 로비에도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