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로 본 평창올림픽]경기장의 비밀-하프파이프
경기장은 파이프를 반으로 절단해 놓은 것 같은 반원통형 모양이다. ‘하프파이프(half pipe)’는 파이프를 반으로 잘랐다는 뜻이다. 올림픽 하프파이프 경기장은 국제스키연맹(FIS)이 정한 규격에 따라 만든다. 양쪽 벽의 평균 경사가 17∼18도로 스노보드(스키)를 타고 좌우를 오갔을 때 시속 40∼50km의 속도를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를 수 있게 설계된다.
평창 겨울올림픽 하프파이프의 메달 색깔은 경기장 초반부 ‘5분의 1 지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 종목의 현재 최고난도 기술로 평가받는 1440도 회전(4바퀴) 이상의 신기술이 나오기 힘들다는 스키계의 분석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정상급 선수는 가산점(위험 감수)을 노리고 4∼5번의 연기 동작 중 가장 어려운 기술을 첫 번째 순서로 배치해 승부를 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경기 초반에 어려운 기술을 구사하면 그만큼 실수할 확률도 높아지니, 앞 순서에 고난도 기술을 쓴 선수에게 1∼10점 사이에서 가산점을 준다”며 “숀 화이트(32·미국)나 스콧 제임스(24·호주), 히라노 아유무(20·일본) 등 유력한 금메달 후보 또한 초반에 비기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고의 올림픽 연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과 비교해 경기장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유럽의 스노보드 경기장은 대부분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 있어 바람이 세고 안개도 많이 낀다”며 “평창은 해발 700m대의 상대적 저지대에 위치해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뽐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